"기후변화로 인한 북한 식량감소·잦은 홍수, 한반도 안정 위협"

김정수 2021. 7. 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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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기후변화 연구기관인 우드웰기후연구센터가 기후변화가 북한 체제 안정 능력을 손상시켜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센터는 기후변화로 북한 지역에서 강우가 집중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수도인 평양과 핵연구시설이 있는 전략 지역인 영변, 2020년 심각한 물난리를 겪은 대표적 농업지대인 황해북도 등 북한 3개 관심지역 홍수 영향을 모델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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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드웰기후연구센터 보고서 경고
"기후변화로 북한 체제안정 능력 손상땐
대량기후난민 발생해 주변지역 긴장 초래"
북한의 기후변화 취약성과 안보 영향을 분석한 우드웰기후연구센터 보고서 표지

국제 기후변화 연구기관인 우드웰기후연구센터가 기후변화가 북한 체제 안정 능력을 손상시켜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기후변화가 환경과 경제 문제를 넘어 한반도 안보를 좌우할 수도 있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우드웰기후연구센터는 28일 공개한 ‘북한에서 수렴하는 위기:안보·안정·기후변화’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에서 이렇게 진단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이런 변화를 고려한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전략 개발을 권고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우드웰기후연구센터는 기후변화의 영향과 대응책을 집중 연구하는 민간 연구기관으로 지난해까지 우즈홀연구센터로 불리웠다. 전신인 우즈홀연구센터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국제 기후 거버넌스센터가 뽑은 세계 최고 기후변화 싱크탱크로 선정됐을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아 왔다. 지난 달에는 국제 안보전문가들과 함께 핵보유국인 중국과 인도 사이 갈등이 기후위기로 인해 더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센터는 이번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북한의 식량 생산 변화, 홍수와 해수면 상승 피해에 초점을 맞춰 북한 기후변화 취약성을 분석했다. 연구센터는 북한 쌀 생산량의 38%와 콩 생산량의 30%를 공급하는 함경남도와 평안북도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는 시기가 2035년까지 지금보다 매년 3개월 가량 더 길어져 작황 감소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강수량과 온도 변화로 쌀과 옥수수 재배에 유리한 기후 조건이 해안 지역에서 내륙 지역으로 옮겨가고, 7년에 한 번 꼴로 나타나는 벼 흉작이 5년에 한 번 꼴로 더 잦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센터는 기후변화로 북한 지역에서 강우가 집중되는 사례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수도인 평양과 핵연구시설이 있는 전략 지역인 영변, 2020년 심각한 물난리를 겪은 대표적 농업지대인 황해북도 등 북한 3개 관심지역 홍수 영향을 모델링했다. 그 결과 극심한 홍수 발생 빈도가 2050년까지 평양지역에서는 약 3배, 황해북도 지역에서는 약 2배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런 기후변화 영향을 완화하려면 이미 부족 상태인 자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자원의 할당 방법을 놓고 내부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에 의한 전세계적 해수면 상승에서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연구센터는 지금의 해수면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경우 북한 해수면은 2050년까지 0.3m 올라가, 해안지역 거주자 약 55만3000명이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보고서 작성을 위해 북한 서해안의 주요 항구인 남포, 북한이 관광지로 적극 개발하고 있는 동해안 대표적 항구도시 원산과 주요 해군기지인 신포 지역 등 3곳을 대상으로 해수면 상승 영향을 모델링했다. 그 결과 해수면 상승이 해안 지역 항구와 공항의 정상적 운영을 위협해 국가 공급망을 교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센터는 기후변화로 북한 주민 생활 여건이 더 열악해지는 가운데 정부가 주민들의 기본적 요구를 충족해주지 못하면서 국경을 넘는 대규모 난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1990년대 기근 이후 탈북한 사람이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3만~5만명이다. 진정한 기후 난민 형태의 이주나 탈북 시도가 증가하면 북한과 이웃 국가들은 새로운 긴장 관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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