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참가 선수들 픽픽 쓰러져..왜 그런가 봤더니

이승구 2021. 7. 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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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일본은 현재 우리나라만큼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도 문제이지만, 살인적으로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올림픽에 참가한 전 세계 국가대표 선수들이 더위에 지쳐 탈진해 쓰러졌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전해지는 등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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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기술회사 '헥사곤', 선수 상황 가정 심부 체온 변화 시뮬레이션
"'기온 32도·습도 90%' 조건서 달릴 때 심부체온 39도·땀 810㎖ 배출"
"'기온 27도·습도 70%' 조건도 비슷해..심부체온 39도·땀 630㎖ 흘려"
전문가 "심부체온 35~39도 유지..도쿄처럼 덥고 습한 데서 뛰면 안돼"
지난 28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테니스 여자 단식 8강전에서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42위·체코)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던 파울라 바도사(29위·스페인)가 무더위에 지쳐 기권한 뒤 휠체어를 타고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일본은 현재 우리나라만큼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코로나19도 문제이지만, 살인적으로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올림픽에 참가한 전 세계 국가대표 선수들이 더위에 지쳐 탈진해 쓰러졌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전해지는 등 경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체적으로 얼마 전 열린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고온‧고습의 날씨로 완주 후 구토를 하고 쓰러졌다는 소식이나 매일 무더위와 높은 습도 속에서 테니스 경기를 벌이던 선수들이 결국 항의하면서 경기시간을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로 늦춰 진행하게 된 일들이 현재 도쿄올림픽의 날씨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에 임한 선수들의 심부 체온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영상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당 시뮬레이션은 기온 32도, 습도 90%의 환경에서 선수들이 30분 이상 달릴 경우 건강에 심각한 무리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스웨덴의 기술회사 헥사곤은 도쿄올림픽 육상 트랙 1만m에 참가하는 남자 선수들의 상황을 몇 가지로 가정해 그들의 심부 체온 변화를 시뮬레이션 했다.

이 회사는 최근 에어버스와 토요타, 삼성전자 등 세계적인 기업들에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헥사곤은 도쿄의 7월 평균 조건인 ‘기온 27도·습도 70%’와 이보다 더 고온다습한 ‘기온 32도·습도 90%’ 등 두 가지 시나리오로 상황을 가정했다.

그 결과, 기온 32도·습도 90%의 환경에서 달릴 시 심부 체온이 39도까지 치솟았으며, 피부 온도는 37도까지 올랐고, 머리 온도는 무려 40도까지 상승했다. 

이는 온열질환인 ‘열사병’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인 것이다.

쓰러진 트라이애슬론 선수들. AFP=연합뉴스
 
열사병은 고온 환경에 노출된 뒤 심부체온이 40도 이상 올라가며 중추신경계의 이상 소견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열사병은 발작‧혼수상태‧과호흡 등이 주요증상이다. 특히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 뇌졸중, 협심증, 동맥경화 같은 심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90%의 습도도 역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습도 상황에서 30분을 뛰자 시뮬레이션 상에서 810㎖에 달하는 땀 등 수분이 배출됐다. 

일반적으로 땀은 피부에서 증발하는 과정에서 체온을 낮춰주는 데 도움을 주지만, 습도가 높은 상황에선 증발을 통한 냉각 효과가 감소해 외려 전신의 온도 상승을 가속화하는 정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즉, 습도가 높은 날씨도 역시 열사병의 원인 중 하나인 셈이다.

헥사곤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살펴본 도쿄의 7월 평균 기상 조건(기온 27도·습도 70%)도 선수들에게는 역시 위협적인 조건이었다. 이 조건의 경우에도 32도의 환경과 유사하게 심부 체온이 39도까지 올랐고 땀도 630㎖ 가량 흘렸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생화학 반응의 최적화를 위해 심부 체온을 35~39도 사이로 유지해야 한다”며 “(도쿄처럼) 덥고 습한 곳에선 뛰면 안 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하지만 올림픽 개최국인 일본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선수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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