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민감도 개선 바이오센서 기술 개발..'인체 세포막 특성' 모사 결과

KIST, 고려대 공동연구진이 개발한 세포막-전계효과트랜지스터의 분자 검출에 대한 모식도

국내 연구진이 세포막을 이용해 바이오센서 민감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은 유용상 뇌과학연구소 박사, 김철기 센서시스템연구센터 박사팀이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의 안동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과 함께 전계효과 트랜지스터(FET) 민감도를 획기적으로 끌어 올리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전기신호를 이용하는 센서 기술인 FET 기반 분자검출 기술은 그간 바이러스, 단백질, DNA 등 다양한 분자를 검출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용화가 쉽지 않았다. 검출물 용액 내 존재하는 이온 및 전하 농도가 높을수록 분자 검출 가능 영역이 얇아지기 때문이다.

혈액 한 방울의 경우 분자 검출 가능 영역은 검출하려는 분자보다도 얇은 1나노미터(㎚)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대상을 희석하는 등 방법이 쓰였다.

연구팀은 걸림돌을 제거할 아이디어를 사람 세포막에서 얻었다. 세포막은 세포 안팎 이온 농도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고농도 이온이 세포 내부로 침투하는 것을 억제한다.

기존 FET 기반 분자검출 칩 표면에 세포막을 도포, 고농도 이온 용액에서도 별도 전처리 없이 분자검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세포막-FET(Lipid-FET)'로 명명된 새로운 기술은 혈액 원액 그대로도 기존 센서보다 민감하게 원하는 분자를 검출할 수 있다. 세계 전계효과 기반 분자검출기술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이다. 더욱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해당 기술이 치매 단백질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성 감염병과 미세 플라스틱 등 의료, 보건, 환경 등 바이오센서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응용이 가능한 플랫폼 기술이란 점이다.

유용상 박사는 “여러 분야 공동연구진이 융합연구를 통해 개발한 세포막-FET 분자검출 기술은 현재 전기적 신호를 이용해 분자를 검출하는 모든 시스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김철기 박사는 “치매, 파킨슨병, 당뇨병 등과 같은 질병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등 극미량 감염병 바이러스를 신속하고 정밀하게 진단하는 기술 등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의 안동준 교수는 “이번 기술을 확장해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과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전반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 KU-KIST 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융합기술 분야 권위지인 'Nature Communications' (IF: 14.919, JCR 분야 상위 4.795%) 최신 호에 게재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