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불법 도핑' 정권 그냥 둘 건가

허민 기자 2021. 7. 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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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한 대법원 유죄 판결로 문재인 정권의 음험한 탄생의 비밀이 확인됐다.

집권세력은 '박근혜 탄핵' 촛불이 광장을 메운 시기에 앞에서는 시위를 부추기고 뒤로는 정권을 장악하기 위한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공작을 자행하고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댓글 조작 범죄 수익으로 집권한 정권"이라 규정했다.

어떤 식으로든 문 대통령의 드루킹 여론조작 사전인지·개입·공모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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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전임기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한 대법원 유죄 판결로 문재인 정권의 음험한 탄생의 비밀이 확인됐다. 집권세력은 ‘박근혜 탄핵’ 촛불이 광장을 메운 시기에 앞에서는 시위를 부추기고 뒤로는 정권을 장악하기 위한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공작을 자행하고 있었다.

여권에선 “어차피 문재인 대통령이 이겼을 선거”라고 한다. 금메달 유력 후보면 도핑을 해도 상관없나. 88서울올림픽에서 육상 100m 경기에 출전했던 벤 존슨의 기억이 새롭다. 당시 ‘빅 벤(벤 존슨)’과 ‘킹 칼(칼 루이스)’ 간 접전이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벤은 가볍게 칼을 눌렀다. 하지만 소변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면서 그의 우승은 취소됐고, 금메달은 칼에게 돌아갔다.

2017년 ‘5·9 대선’ 레이스가 한창이던 4월 14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 지지율은 각각 40%, 37%였다. 4월 10일 칸타퍼블릭 조사에선 안 후보가 34.4%로 문 후보(32.2%)를 오히려 앞섰다. 이때부터 드루킹 화력이 안 후보에게 집중됐다. ‘MB 아바타’ 등 네거티브와 온갖 조롱에 시달리던 안 후보 지지율은 거짓말처럼 추락해 3주 후 갤럽 조사 땐 반 토막 났다. 양강 구도가 흔들렸고, 비문(非文) 표심이 홍준표·안철수·유승민 등으로 흩어지면서 문 후보는 여유 있게 승리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인 2016년 9월 ‘문팬 창립총회’에서 ‘온라인 선플(착한 댓글) 운동’을 촉구했었다. 이게 시작이었다. 곧바로 드루킹 김동원이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조직을 동원한 대대적인 선플 운동을 선언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장에서 승리를 확인한 문 후보 부인 김정숙 여사가 “경인선 가자”고 외쳤던 그 ‘경인선’이다. 당시 문 후보 수행팀장 겸 대변인을 맡았던 김경수의 범죄 연루는 이번에 최종 확인됐다. 김 전 지사는 재수감 직전 여당에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긴 침묵은 이런 것들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대법원의 판결로 정권의 정통성은 근본적으로 훼손됐다. 문 정권은 금지약물이 만들어낸 ‘불법 도핑 정권’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댓글 조작 범죄 수익으로 집권한 정권”이라 규정했다. 일각에서는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권력의 국정 운영 자격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장성민 전 의원은 하야, 탄핵, 특검(국정조사) 세 가지 방안을 거론했다. ‘하야’나 ‘탄핵’이 사실상 불가능한 정치 환경 속에서 ‘드루킹 특검 시즌 2’를 시작하는 게 실효성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는 ‘드루킹 특검 연장안’을 제시했다. 어떤 식으로든 문 대통령의 드루킹 여론조작 사전인지·개입·공모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건 제1야당의 태도다. 이승만 정권 붕괴를 부른 1960년 3·15 부정선거 이후 최대의 선거부정 사태를 확인했는데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나치게 조용하다. 보수권력이 이런 일을 벌였다면 광장은 벌써 탄핵 촛불로 뒤덮였을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이 개입한 건 아니지 않겠느냐’는 여권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마치 ‘문재인 대변인’ 같다. 왜 그런지 짐작이 간다. 집권세력은 사악하고, 야당 지도부는 간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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