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美 6200만원 vs 中 4900만원..'이중 전략' 왜?
세계 최대 시장 중국서 비용 절감으로 '승부수'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테슬라가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상반된 가격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슬라는 미국에서는 가격 인상을 통한 이윤을 확대를, 중국에서는 가격 안정을 통한 판매 확대를 꾀하고 있다.
로이터의 추적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미국에서 모델 3와 모델 Y의 가격을 약 십여차례 인상했다. 반면 최근 중국에서는 저가형 모델 Y 버전을 선보였다.
테슬라는 올해 미국에서 모델 Y 롱 레인지의 가격을 최소 6차례 인상해 5만3990달러(약 6230만원)까지 높였다.
반면 중국에서는 올해 단 한차례만 모델 Y SUV와 모델 3 세단 가격을 인상했다. 모델 Y의 가격은 27만6000위안(약 4894만원)이다. 대출 제공 등 프로모션도 실시했다.
◇ 미국과 중국 시장의 상반된 환경: 이 같은 차이는 테슬라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사정이 완전히 딴판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GLJ 리서치에 따르면 태슬라는 중국의 2분기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11%로 전년 동기의 18%보다 크게 줄었다. 반면에 모건스탠리 자료에 따르면 2월 현재 미국 시장 점유율은 70%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전기 자동차 시장의 규모는 중국이 전 세계에서 4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17%보다 훨씬 큰 비중이다.
테슬라는 또한 중국에서 니오와 스펑 등 토종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에 직면해 있다. 미국에서는 테슬라의 브랜드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테슬라는 2분기(4~6월) 사상 최대의 차량 인도 실적을 올렸고, 가격 인상으로 북미에서 분기 이익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세계 최대 전기차(EV) 시장인 중국에서는 현지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 및 제품 리콜과 소비자들의 항의와 규제 당국의 압력 등 문제에 직면해 있다.
금융기업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중국 내 저가 모델 Y 도입은 지속적인 마진 개선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며 "중국의 수요가 건전한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테슬라 소유주들은 미국과 유럽의 소유주들에 비해 충성도가 떨어지고 재구매 의사도 낮다.
로스 캐피탈 파트너스의 크레이그 어윈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저가 전략으로 중국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본다"며 이는 공격적인 시장 포지셔닝의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에서의 자동차 제조원가는 물론 배터리 가격에도 차이가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 비용 절감으로 중국서 승부수: 테슬라는 2019년 말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중국 CATL와 LG의 중국 공장 배터리 등 저렴한 현지 부품 소싱도 강화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니콜라스 하이예트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규모를 늘리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국 내 가격을 인하한 적이 있다"며 "이제 중국에서도 그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룹 벤처스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중국 내 토종 전기차의 생산 비용이 저렴하면 테슬라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중국에서 만든 일반 전기차보다 평균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미국보다 가격이 저렴해야 경쟁할 수 있다"며 "중국 내 테슬라 차량의 가격은 향후 10년 동안 전 세계 다른 국가에서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레이더 센서와 허리 지지대 등 일부 부품을 없애 미국 시장에서도 비용을 절감하고 마진을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를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 회사의 사명임을 거듭 강조하며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인상을 칩과 원자재 부족 탓으로 돌렸다.
그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칩 부족 사태는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전망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0.3% 하락한 뒤 마감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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