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신중한 긴축' 신호.. 제로금리는 유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 불황 극복에 시계를 맞춘 제로 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연준은 “우리가 목표한 경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혀, 연내 테이퍼링(tapering·'가늘어진다'는 뜻으로, 자산 매입 축소를 의미)에 돌입할 것이란 신호를 보냈다. 긴축 초기단계에 속하는 테이퍼링은 금리 인상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연준은 지난 27~28일(현지시각)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현 0.00~0.25% 수준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제로금리는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지난 3월부터 1년 넘게 유지돼왔으며, 이날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연준은 또 코로나 불황 극복을 위해 국채 8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0억 달러 등 매달 1200억달러(138조원)씩의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책도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러나 연준은 기존에 ‘테이퍼링의 전제 조건’으로 설정한 ‘일정기간 2% 이상의 물가 인상과 완전 고용 달성 목표와 관련해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혀, 곧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작년 12월 위원회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향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계속 자산을 매입하겠다고 했다. 이후 경제가 이러한 목표를 향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경제)진전 정도를 계속 평가할 것”이라며 차기 FOMC에서 테이퍼링 논의가 본격화될 것을 예고했다.
이날 미 전문가와 언론들은 일제히 “연준의 테이퍼링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로나 바이러스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제 회복에 위협을 가하고 있음에도, 연준이 델타 변이의 경제 위축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고 테이퍼링 관련 논의를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이퍼링 돌입 시기로 ‘올 연말’을 꼽았다.
미국에선 지난 6월 소비자 물가가 2008년 이후 13년만의 최대폭인 5.4%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제로금리 등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테이퍼링 일정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또 델타 변이에 따른 경제 위험과 관련, “연이어 발생한 코로나 확산 파급효과가 최근 몇 달 사이 완화됐다. 델타 변이에도 이런 정황이 적용될 지 지켜보겠다”면서 “우리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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