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테슬라, 하반기 반도체 대란 영향권에 들어가나

송경재 2021. 7. 29.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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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애플과 테슬라도 올 하반기에는 반도체 대란을 비켜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은 2019년 11월 1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모델X 전기세단. 로이터뉴스1

애플과 테슬라도 올 하반기에는 반도체 대란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때문에 전날 탄탄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28일(이하 현지시간) 애플 주가는 1.2% 하락한 144.98달러로 밀렸다.

달라진 분위기
월스트리리트저널(WSJ)은 이날 반도체 대란이 조만간 아이폰과 테슬라 자동차에 밀어닥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26일 테슬라, 27일 애플의 실적 발표에서는 무게 중심이 지금과 달랐다.

이들 업체가 전세계 자동차, 스마트폰 업체들과 달리 반도체 대란을 잘 피해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양사 실적을 곱씹으면서 이제 서서히 다른 판단을 내리기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대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그 충격을 얼마나 줄이느냐로 관심이 이동했다.

애플과 테슬라 모두 하반기 전망에 신중하기는 했다.

애플은 불확실한 전망을 이유로 실적전망을 이번에도 내놓지 않았고, 테슬라는 올 후반 생산을 시작할 예정인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생산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예고했다.

■ 애플, 오랜 공급망 관리 효과 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뒤 애널리스트들과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3·4분기 실적이 공급 차질 여파로 이전만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4분기에는 매출이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쿡 CEO는 "매번 분기별로 상황을 헤쳐나가는데 집중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다루는 상황이 그 어떤 것이건 (충격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애플은 2·4분기에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아이폰 매출이 1년 전보다 50% 폭증한 것이다.

전세계 대부분 스마트폰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 속에 생산 차질을 빚은 것과 대조적으로 애플은 그 충격을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후반 출시한 5세대(5G) 이동통신 기능이 장착된 아이폰12 생산이 큰 충격을 받지 않아 매출 확대를 주도했다.

애플의 충격이 적었던 것은 상당부분 쿡 덕분이었다.

부품공급망 관리 경력을 갖춘 덕에 쿡은 일찌감치 부품공급망에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꾸준하게 관리해왔다.

애플은 지난 수년간 부품공급업체들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해왔다. 업체들이 애플 부품을 넉넉히 생산할 수 있도록 충분한 생산여력을 확보하는데 투자한 것이다.

무어인사이츠앤드스트래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 사장은 애플이 이같은 투자를 통해 아이폰 부품이 필요할 때마다 부품공급 업체에서 확실한 부품 조달이 가능토록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TSMC 최대 고객
애플은 또 반도체 부문에서도 상대적으로 다른 업체들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애플이 자사 제품에 들어갈 반도체를 직접 설계한 뒤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에 제작을 맡기면서 TSMC 최대 고객사가 됐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제 TSMC 전체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다. 애플의 입김이 그만큼 세질 수밖에 없다.

TSMC가 반도체를 생산할 때 애플의 눈치를 봐야하는 구조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서 애플이 좀 더 유리할 수는 있겠지만 충격을 완전히 비켜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테슬라, 사이버트럭 생산 차질 우려
테슬라도 26일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 반도체 공급 차질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상반기에는 충격을 비켜갔지만 반도체 대란이 길어지면서 테슬라도 점차 영향권에 들어가기 시작했음을 시사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테슬라가 미국내 급격한 매출 확대 발판으로 기대하고 있는 '사이버트럭'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머스크는 애널리스트들과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에게 인도할만큼 의미있는 규모로 생산"하려면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가 상반기에는 대체 반도체를 구해 소프트웨어를 새로 만드는 방식으로 자동차들 만들었지만 대체 반도체 구하기 등 부품 대체 노력이 점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새 반도체를 찾아 펌웨어를 새로 쓰고, 이를 자동차에 통합해 시험하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어두운 전망
반도체 대란 전망은 그러나 어둡다.

반도체 업체 경영진은 수급불균형이 조만간 해결되기 어렵다고 비관하고 있다.

지난주 인텔 CEO 팻 젤싱어는 반도체 대란이 2023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텔 경쟁사인 AMD의 리사 수 CEO도 27일 빠듯한 반도체 공급 문제가 내년에는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올 하반기까지는 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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