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넘어 작은 세상을 향해, 스튜디오 페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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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페페는 아리아나 렐리 마미(Arianna Lelli Mami)와 키아라 디 핀토(Chiara Di Pinto), 두 사람이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산만하지 않았냐고? 스튜디오 페페의 디자인이 독특한 건 이 와중에도 차분하고 우아하다는 점.
전시 프로젝트 'Club Unseen'과 'Wunderkammer'도 전 세계 디자인 매거진에 대서특필됐고, 이후 스튜디오 페페는 더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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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페페는 아리아나 렐리 마미(Arianna Lelli Mami)와 키아라 디 핀토(Chiara Di Pinto), 두 사람이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세트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아트 디렉션은 물론 제품 디자인도 활발히 하고 있다. 2019년 열린 밀라노 가구박람회의 장외 전시는 세계가 이들의 재능을 다시 한번 확인한 자리였다. 이들은 바닥에 새하얀 모래를 깔고, 흰 콘크리트로 마감한 벽면의 공간에 화이트 컬러 세라믹으로 만든 의자를 놓아 마치 시간과 정신의 방을 연상케 하는 공간을 선보였다.
다른 층에는 연못이 연상되는 파스텔톤 라운지를 만들고 ‘미래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라고 쓴 도발적인 네온사인을 걸기도 했다. 각각의 공간에선 연기자 또는 댄서가 기괴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산만하지 않았냐고? 스튜디오 페페의 디자인이 독특한 건 이 와중에도 차분하고 우아하다는 점. 이들은 특유의 시적인 균형을 잃지 않는다. 전시 프로젝트 ‘Club Unseen’과 ‘Wunderkammer’도 전 세계 디자인 매거진에 대서특필됐고, 이후 스튜디오 페페는 더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아리아나와 키아라는 이탈리아 내 최고 수재들만 모인다는 밀라노 공과대학(Politecnico di Milano)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동문이다. 졸업 전 우연히 함께 영향력 있는 매거진의 화보 세트 스타일링을 맡았다가, 그게 그 달의 표지를 장식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 같은 비전을 지녔다는 것을 깨달은 두 사람은 2006년 본격적으로 스튜디오를 열었다. 초기부터 대화를 통해 사물의 진리에 도달하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인 변증법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해왔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스튜디오 페페는 지난 12년간 서로에게 묻고 답한 끝에 새로운 비전에 다다른 모양이다.
얼마 전 한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우리의 디자인이 단순히 공간이 아닌 서비스와 태도까지 아우르는 비전을 갖기를 원합니다. 공간 그 이상의 것, 작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라고 밝히며 다음 프로젝트가 호텔 하나를 통째로 바꾸는 아트 디렉팅 작업임을 알렸다. “우리는 이탈리아의 광장과 교량, 교회처럼 아름다운 것들에 둘러싸여 자랐습니다. 아름다움은 어디에나 있지요. 이탈리아인으로서 디자인에 접근하고, 예술과 건축을 공부해가는 것은 저희에게 너무나 중요한 일이죠.” 이탈리아 디자인을 대표하는 새로운 숨결, 스튜디오 페페.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거장이 되어 나갈지 관심을 기울여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기획 : 박민정 기자 | 취재협조 : studio pepe(www.studiopepe.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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