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오를라, 국산 내연기관 차주 속앓이

자동차 주행기록 <픽사베이 제공>

전기차와 수입차의 비싼 수리비와 부품비 때문에 국산내연기관 자동차 보험료까지 함께 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전기차와 수입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국산내연기관 차주들의 불만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28일 전기차 배터리 교체 비용을 전액 보상하는 특약이 다음 달부터 모든 손해보험사에서 판매된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가 파손되면 부분 수리가 거의 불가능해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상당수 보험사가 전액 보상은 해주지 않아 소비자들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자기차량 사고 시 배터리 교체비용을 전액 보상하는 특별약관을 도입한 것이다.

전기차의 경우 수리비가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전기차의 필수품인 '배터리팩'은 2000만원이 넘는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기차의 평균 수리비는 164만원으로 내연기관차 143만원보다 21만원 높다. 또 전기차 평균 부품비의 경우는 95만원으로 내연기관차 76만원보다 19만원 비싸다.

전기차의 비싼 수리비와 부품비는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져 지난해 기준 전기차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5~113%로 적정손해율인 70~80% 보다 높다. 보험업계에서는 높은 전기차 수리비 부담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보다 앞서 수입차도 비싼 수리비로 인해 보험료 인상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수입차 평균 수리비는 282만원으로 국산차 114만원 보다 2.5배 비싸다. 항목별로는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부품비 3.8배, 공임비 2배, 도장비 2배가 비싸고, 가격이 비싼 수입차일수록 수리비는 더 비싸다. 하지만 수입차는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는 14만775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2% 증가했다. 또 억대 수입차가 전체 수입차에 차비하는 비중은 지난해 15.9%로 2019년 보다 4.1%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감사원은 지난 2019년의 경우 수입차는 4653억원의 보험료를 내고 보험료의 241%에 달하는 1조1253억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았고, 국산차는 2조8675억원의 보험료를 내고 여기에 78.4%에 해당하는 2조2491억원만 보험금으로 받아갔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는 고가의 수입차가 계속 빠르게 증가할 경우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내연기관차주들은 고급 수입차, 전기차와 사고 시 비싼 수리비와 부품비 때문에 더 많은 대물보상을 해주기까지 해야 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각각의 차량 종류별, 등급별로 위험도를 관리하고 있지만, 자동차보험요율에 이를 반영하는 것은 현재는 쉽지 않다"며 "대물·대인, 자차 등의 다양한 보장을 하는 자동차보험을 차량의 등급별로 요율을 산정할 경우 또 다른 역차별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찬기자 jc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