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과 감성>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 展

유승표 작가 2021. 7. 2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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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창작자가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여 작품을 만드는 모습을 '자신 안에 갇혀 외부세계와 단절되었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시선의 방향을 달리하면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열려 있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총 22명의 작가가 자신의 내면을 독창적으로 표현한 전시를 <지성과 감성>에서 준비했는데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관람객들이 전시장에 들어서면 드로잉부터 회화, 모자이크, 콜라주, 텍스트, 도예까지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요.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통해 창작의 개념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전시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입니다. 


김효나 초청 기획자 /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 展

"'너무나 긴 길'과 '조그만 종이'는 작가들의 삶과 창작을 의미합니다. 이번 전시는 미술 제도와 무관하게 오직 자신의 내부에 몰입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창작을 지속해온 발달장애 및 정신장애 작가들의 작품세계와 존재 방식 그 자체로의 창작행위를 조명해보고자 기획하였습니다."


구불구불한 길이 가득한 종이를 보고 누군가 묻습니다. 


'길이 왜 다 구불거려요?' 그러자 작가는 이렇게 답합니다.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이에요.'


이 말은 전시의 제목으로도 이어집니다.


김은지 / 관람객

"저는 김동현 작가의 작품이 다 인상 깊었는데, 실제의 장소를 추억과 연결 지어서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평소 같은 그림을 이어가는 습관이 있었던 작가는 이후 패턴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게 됩니다. 


또 다른 작가는 어머니와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했던 자신의 일기를 관람객에게 선보입니다. 


최아윤 / 관람객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노트에 글씨로 일기처럼 쓴 작품이었는데, 뭔가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형상화되어야 될 것 같고, 그림과 색채가 있어야 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글씨로도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구나'라는 것이 정말 신기했어요."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과 고통의 감정이 그림자로 표현되기도 하고, 작가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각인된 인물이 단색으로 수없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비싼 미술 재료가 아닌 값싼 연습장이나 이면지가 작가들의 창작 공간이 되고, 한때는 의미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낙서가 자신의 삶을 표현한 작품으로 바뀝니다.


이렇듯 작가 자신만이 볼 수 있었던 내면세계가 밖으로 펼쳐져 관람객과 소통하는 전시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는 8월 22일까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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