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규모 국방망 사업 따내자" 이통3사 사활건 수주전

김나인 2021. 7. 2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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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서 제출 내달 협상자 선정
사업자 2024년부터 10년간 운영
SKT 1기 사업·KT 인프라 강점

1조원 규모 차세대 군(軍) 통신망 구축사업 수주전이 본격화됐다. 향후 10년간 국방망 운영을 전담하는 대형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이동통신 3사가 사활을 건 승부를 걸일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통신업계 및 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주축이 된 3개 컨소시엄은 이날 '차기 국방광대역통신망(M-BcN) 구축 민간투자사업'(M-BcN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국방부는 3사 제안서를 평가해 내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군 통신망 첨단화를 목표로 추진되는 전국 단위 첫 국방망 구축사업이다. 사업규모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사업기간은 10년에 달한다. 육해공군, 해병대사령부, 국방부 직할부대 등 2321개 부대 간 네트워크를 첨단 통신망으로 개선하고, 군이 자체적으로 운용·제어 가능한 통합망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방부는 지난 2008년 국방광대역통신망 1기 사업자로 SK텔레콤을 선정해 망을 구축·운영해 왔다. 오는 2023년 사업 종료가 예정돼 이번 입찰을 통해 2기 사업자를 선정한다. 2기 사업자는 2023년까지 새로운 국방 광대역통신망 구축을 완료하고, 2024년부터 10년간 유지보수를 책임진다.

이동통신 3사는 수주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전략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고, 지난 2011년부터 국방광대역통신망 1기 사업을 책임지며 해당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쌓아온 것이 장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방광대역통신망 1기 사업을 11년간 운영하며 10년 연속 운영 및 성과 평가에서 A등급을 유지했다. 지난 2017년 국방부 '국방 유비쿼터스 실험사업'에서 선보인 전송망 가상화 기술인 T-SDN(전송-SW정의 네트워킹)이 이번 2기 사업의 핵심 요구사항에 포함돼 기술적 강점을 갖췄다는 평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양자암호통신기술을 적용해 보안성이 중요시되는 군 통신망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KT는 오랜 국방사업 수행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와 사업 수행능력, 유선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뛰어난 인프라 등을 내세워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오랜 기간 국방통신망 사업을 수행하며 쌓아 온 폭넓은 네트워크도 KT의 강점으로 꼽힌다.

KT 관계자는 "유선 사업을 오랜 기간 수행하면서 확보한 노하우가 풍부하고 망 설계나 운용 경쟁력도 높다"며 "전국에 촘촘하게 장애복구 대응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유사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협력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임하고 있다. 입찰에 앞서 사전적격성 평가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중복투자 논란이 일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국방부는 제안요청서를 통해 2기 M-BcN 사업에 공공관로(지방자치단체·공기업 보유망) 사용을 의무화하면서, 공공관로 이용이 힘든 구간은 사업자가 새 관로를 깔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총 3000㎞의 백본망 가운데 약 1700㎞는 공공관로를 임차하고, 나머지 구간은 신규 구축해야 한다. 1300㎞ 신축에 드는 비용이 3000억원 이상이라는 게 업계 추산이다.

사업 참여기업들은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의 기존 관로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한다. 공공기관의 관로를 임대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통신사 소유 관로를 임대하는 데 비해 상대적으로 비쌀 수 있지만, 해당 비용은 결국 공공기관 매출 증가로 이어져 특혜 시비 등에 휘말릴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전국망을 구축한 공공기관의 망을 임대하는 것이 국방부가 특혜 시비나 중복투자 등의 비판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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