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부동산 정책 고수, 이런 옹고집이 있나

2021. 7. 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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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집값 하락 가능성을 또 경고했다.

이어 "정부는 임대차 3법 등 제도 안착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먼저 집값 하락 경고에 주목한다.

문재인정부는 4·7 보궐선거가 끝난 뒤 부동산 실책에 머리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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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집값하락 가능성"
경고조차 시장서 안 먹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홍 부총리,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사진=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집값 하락 가능성을 또 경고했다. 이어 "정부는 임대차 3법 등 제도 안착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현 제도를 바꾸지 않겠다는 뜻이다. 28일 부동산 합동 브리핑에서다.

우리는 먼저 집값 하락 경고에 주목한다. 홍 부총리는 지난 몇 달간 같은 경고음을 꾸준히 내고 있다. 연내 한은의 금리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부동산 전문가 패널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까지 끄집어냈다. 현재 집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건 상식이다. 제로금리 아래서 정부가 돈을 풀었는데 자산에 버블이 끼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이상하다. 집값이 들썩이는 건 세계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홍 부총리가 사전 경고음을 울리는 것 자체는 나무랄 일이 아니다.

다만 정부 신뢰가 문제다. 정책이 신뢰를 잃은 탓에 무슨 말을 해도 사람들이 의심부터 한다. 정부를 믿었다 손해본 사례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청년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매수가 안타깝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전 장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사람은 지금 땅을 치면서 후회할지 모른다. 지난 1년간 집값, 전셋값이 역대급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한술 더 뜬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규계약을 맺을 때 임대인들이 임대료를 올리는 문제가 있다"며 "이것이 전월세 가격의 불안을 일으킨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신규 전세계약에도 상한선(5%)을 적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시장에서 해석됐다. 그릇된 정책을 바로잡기는커녕 더 고삐를 죄겠다니 몽니가 따로 없다.

대선주자들도 다르지 않다. 이재명 경기 지사는 지난 22일 기본소득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국토보유세 도입안을 제시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6일 "토지공개념 3법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어쩌면 이렇게 정부와 당, 대선주자들이 하나같이 잘못된 방향으로 질주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문재인정부는 4·7 보궐선거가 끝난 뒤 부동산 실책에 머리를 숙였다. 지금 보니 진심이 담기지 않은 겉치레 사과였을 뿐이다. 실책을 인정한다면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그 첫발은 전월세 시장을 자율에 맡기는 임대차법 손질이다. 재건축 규제도 합리적인 선에서 풀어야 한다. 지금처럼 땡고집을 부리면 정부가 무슨 말을 해도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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