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뇌 연구, 논문만 내지 말고 이제는 상용화도 관심 가져야"

이정아 기자 2021. 7.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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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뇌 연구 성과는 우수하지만 실제로 병원이나 기업 등에서 기술로 실현되는 일은 많지 않다.

국내 뇌과학 연구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뇌 연구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지금처럼 SCI(과학논문인용색인)급 논문을 쓰는데만 한정하지 말고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기술 상용화에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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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뇌연구원 '뇌 연구 활성화를 통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 토론회'
한국뇌연구원 28일 오후 2시 대강당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뇌 연구 활성화를 통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국내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뇌 연구 분야 성과는 매우 우수하지만 실제적으로 상용화된 건수는 많지 않음을 지적하며, 산업계와의 융합연구와 연구문화 변화 등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다. 유튜브 영상 캡처

국내 뇌 연구 성과는 우수하지만 실제로 병원이나 기업 등에서 기술로 실현되는 일은 많지 않다. 국내 뇌과학 연구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뇌 연구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지금처럼 SCI(과학논문인용색인)급 논문을 쓰는데만 한정하지 말고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기술 상용화에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뇌연구원이 28일 개최한 '뇌 연구 활성화를 통한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 토론회'에서는 국내 뇌 연구 전문가들이 국내 연구 현황과 뇌 연구 발전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뇌 연구 분야 성과는 매우 우수하지만 실제적으로 상용화된 건수는 많지 않음을 지적하며, 산업계와의 융합연구와 연구문화 변화 등으로 길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다.

최형진 서울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는 이날 토론자로 참석해 "뇌질환, 신경정신질환으로 보면 국내 환자 진료수나 임상사례가 많아 연구 면에서는 미국 등에 부족할 게 없고 오히려 앞서 나갈 수 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기초과학자와의 협업 등 과학기술과 접목하는 일을 놓치는 상황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연구를 통해 어떤 것을 할 수 있다 보여주는 데 멈추는 게 아니라 어디에 쓰일 것인지 생각해야 하고, 진료실 등 현장에서 어떤 게 부족한지 현실을 파악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네이처' 등 좋은 저널에 일찍이 연구 성과가 실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어느 정도 상용화 전까지 연구를 이엇다가 특허를 출원하고 기술을 상용화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뇌 연구를 처음 시작할 때 연구자들은 좋은 논문을 내자는 목표를 세우는데, 이제는 이 수준을 넘어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그럴려면 현재의 뇌 연구 문화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0~40대 젊은 연구자들이 좋은 과학기술을 가진 산업계 회사들과 융합 연구로 힘을 모으면 미국 보스턴이나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기초과학자보다도 훨씬 빠른 속도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혜 한국연구재단 뇌첨단의공학단장은 "1998년 뇌 연구 촉진법을 제정한 뒤 국내에서 뇌 연구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며 "2008~2010년과, 최근 3~5년 동안 연구성과를 비교하면 논문은 25배 이상, 특히 SCI급 논문이 늘었고 해외 특허도 10배 이상 출원됐다"고 말했다. 조 단장은 "하지만 기술 이전은 아직까지 미미한 편"이라며 "뇌 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사업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지금껏 고지에 오른 뇌 연구 성과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교수는 "한국의 임상 수준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과거에는 한국의 많은 인재들이 공학쪽으로 많이 갔지만 최근에는 의대를 많이 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로 국가 경쟁력을 키우려면 이런 인재들이 바이오나 의학쪽 연구 분야로 많이 가야한다"며 "최근 병원이나 학교 등에서도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 대표로 참석한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최근 축적된 연구 성과를 기술로 창출하는 일은 늘어나고 있지만 우수성과에 비해 상용화되는 건수는 매우 적다"며 "뇌질환 진단 애플리케이션처럼 기술을 상용화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판길 한국뇌연구원장은 "이런 자리를 비롯해 정부와 학계, 산업계, 연구소와 병원 등 다양한 관계자가 사회적 이슈와 현황을 공유하고 심도있게 토론하면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 zzung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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