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주자 밀고 당기는 국민의힘..배려와 압박 동시에
[경향신문]
국민의힘이 대선 예비 경선을 앞두고 당밖 주자들에 대한 ‘당근과 채찍’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차 예비경선(컷오프)를 100% 여론조사로 결정하고, 오는 29일 당내 대선주자들을 초청해 첫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당원 보다 일반 시민 여론조사를 100% 반영한다는 점에서 외부 주자를 배려한다고 해석되지만 당내 주자들의 활동 공간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선 당밖 주자의 입당을 압박한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준비위의 결정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같은 당밖 주자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처럼 갓 입당한 주자를 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경선준비위는 지난 27일 1차 경선에서 100% 시민 대상 여론조사를 통해 오는 9월 15일 8명 후보를 압축하겠다고 밝혔다. 당원 투표(50%)는 본경선에서 반영는 방향으로 검토했다.
경선 준비위는 책임당원 자격을 대폭 완화해 지금부터 입당하는 당원들도 경선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현행 당규는 1년 중 3개월 이상 월 1000원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만 책임당원 자격을 얻어 경선 투표를 할 수 있다. 경선 준비위는 당규를 개정해 월 1000원 이상 당비를 한 번만 내도 책임당원으로 인정해 경선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28일 기자와 통화에서 “기존 당원들로만 선거인단을 구성하게 되면 외부에 있는 인사들에게 다소 불리할 수도 있다”며 “당밖 주자에 대한 불공정 문제를 해소하고, 당원도 늘리기 위해서 (책임당원 자격 완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책임당원 자격 요건 완화가 기존 당내 주자들에게 오히려 유리할 것이란 반론도 있다. 경선준비위 관계자는 “(기존 당내 후보들이)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어서 혼탁해질 수 있다”며 “이제 외부에서 (갓) 입당해 (당내) 조직이 없으신 후보에게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당내 주자들을 띄울 공간 마련에도 나섰다. 오는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선 경선후보자 간담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최근 입당한 최 전 원장을 비롯해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당내 대선주자 11명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다. 이준석 대표와 서 위원장도 참석한다.
이는 당내 주자들을 배려하는 자리인 동시에 당 밖 주자의 입당을 압박하는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에게만 쏠려 있는 시선을 당내 주자들에게도 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내 주자들이 처음 모리는 자리에선 경선 규칙과 진행 방식 등이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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