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언론규제법' 강행..언론 5단체 "반헌법적 악법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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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최대 다섯 배의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담은 언론규제법을 밀어붙이자 언론계와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언론 5단체는 "이번 개정안은 헌법상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법률로 제약하려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며 "허위·조작 보도의 폐해를 막겠다면서 피해액의 다섯 배까지 배상토록 한 것도 모자라 언론사 매출의 1만분의 1이라는 손해배상 하한액까지 설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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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 "표현의 자유에 정면도전
대선 앞두고 비판언론 원천봉쇄"
野 "징벌적 손해배상 앞세운
해외 어디에도 없는 언론재갈법"
여당이 최대 다섯 배의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담은 언론규제법을 밀어붙이자 언론계와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언론단체들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권력을 이용해 언론을 길들이려 한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국민의힘도 “다수 의석을 이용해 헌법상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려 한다”며 결사항전을 예고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언론 5단체는 28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일부 개정 법률안(언론중재법)’에 대해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핵심으로 한 언론중재법은 지난 27일 여당 주도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언론이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 보도를 할 경우 최대 다섯 배까지 배상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정보도를 신문 1면과 방송 첫 화면, 인터넷 홈페이지 초기 화면에 노출하도록 강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언론 5단체는 “이번 개정안은 헌법상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법률로 제약하려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며 “허위·조작 보도의 폐해를 막겠다면서 피해액의 다섯 배까지 배상토록 한 것도 모자라 언론사 매출의 1만분의 1이라는 손해배상 하한액까지 설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임과 횡령이 아닌 과실에 의한 손해배상액에 대해 기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할 뿐 아니라 고의 또는 중과실의 입증 책임을 피해자가 아닌 언론사에 두고 있어 현행 민법 체계와 충돌한다”며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입법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민주적 악법으로 규정한다”며 “이번 개정안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 및 정부 정책의 비판·의혹 보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시도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또 “여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을 강행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는 것을 비롯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도 결사 저지를 예고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선진국 중 언론 피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법으로 규정한 국가는 없다”며 “해외 어디에도 없는 ‘언론재갈법’”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집권세력에 불리한 기사에 재갈을 물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결국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체위 소속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법안이 규정하는 ‘허위·조작 보도’와 ‘고의 중과실’ 조항의 정의 자체가 모호하고, 범위도 광범위해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며 “권력의 입맛에 따른 고무줄 잣대로 언론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침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위에서 가짜뉴스 피해 구제책인 언론중재법이 가결됐다”며 “가짜뉴스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구제하고, 공정한 언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언론개혁이 비로소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임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 통과까지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대선 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안을 강행하는 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완전한 억측이고 정권 말기인 점과 상관이 없다”며 “21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완수 못한 과제를 빨리 처리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문체위원장 등 상임위원장 선출(8월 25일) 전에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성상훈/최만수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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