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법 칼럼 17]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달라진 동물지위 남는 과제는?

정리=박명기 기자 2021. 7. 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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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19일 민법 개정안..동물의 민법상 지위변화에 따른 형사법적 논점 

법무부가 2021. 7. 19. 발표한 민법 일부개정안은 '제98조의2(동물의 법적 지위)'를 신설했다. 

제1항에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제2항에서 '동물에 대해서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건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독일 민법 제90조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그들은 특별법에 의해 보호된다.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물건에 적용되는 규정이 적용된다', 그리고 프랑스 민법 제515-14조 '동물은 감정을 지닌 생명체이다. 동물은 이를 보호하는 법률을 제외하고는 물건의 법률관계에 따른다'는 규정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 아직 동물이 새로운 법인격이 있다는 것인지 모호한 '선언적인 규정'

위 제1항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그에 따른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물이 단순한 물건은 아니라는 변화된 사회 인식을 반영하면서도, 그렇다면 동물이 새로운 법인격이 있다는 것인지, 물건이 아니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선언적인 규정에 머물고 있다. 

제2항에서는 종래 동물의 법적 성격이 물건임을 전제로 하여 형성된 법체계, 사회 각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제1항과 제2항을 종합하면 당장은 어떠한 변화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향후 동물의 법적 지위를 종전과 다르게 취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동물에 대한 형사법적인 접근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동물법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필자의 시각에서 앞으로 어떠한 형사법적인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 살펴보겠다.

■ 동물보호법상 벌칙규정의 법정최고형 '더 강한 처벌' 정당성 확보

동물과 관련된 범죄를 규정한 특별법인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에 대한 다양한 학대행위를 금지한다. 특히 동물을 잔인한 방법 등으로 죽음에 이르게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46조 제1항 제1호).

동물보호법의 연혁을 살펴보면, 최초 1991년 7월 1일 시행될 당시 동물학대를 금지하되 위반시 처벌형은 최고 벌금 20만 원(지금 화폐가치로는 약 50만 원)에 그쳤다. 이후 2008년 1월 27일 시행된 법률로 최고형이 벌금 500만 원으로 상향되었다. 2012년 2월 5일 시행된 법률로 최초로 동물학대에 대해 징역형(최고 1년)이 선고될 수 있도록 개정되었다.

현행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로 인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 법정 최고형이 징역 3년인 것은, 형법의 재물손괴죄(제366조)의 법정 최고형이 징역 3년임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법정형의 점진적인 상향이 있었지만, 여전히 동물이 물건이라는 법적 개념에 묶여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동물이 새로운 생명권의 주체가 되는 길이 열리면서, 동물의 생명을 정당한 이유 없이 잔인하게 앗아간 경우 기존보다 더 강한 처벌을 할 수 있도록 정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맹견에 대한 직접처벌 가능?" '동물절도죄'도 필요

동물과 관련된 새로운 형사법적인 이슈도 관심거리다. 가령 맹견에 대한 관리 소홀로 인하여 사람이 사망하게 될 경우 그 주인은 동물보호법 제46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처벌된다. 

동물이 물건이 아니게 되면, 앞으로는 동물이 범죄능력이 있는지, 공범이 될 수 있는지, 수형능력이 있는지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 현재 법인에 대해 양벌규정을 통해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위와 같은 경우 동물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찬영 변호사(법무법인 성진

이미 동물보호법에서 동물과 관련된 범죄행위가 상당부분 규정되어 있으나 추가적으로 논의 가능한 부분을 생각해볼 수 있다. 

동물을 절취한 경우 기존에는 절도죄(형법 제329조)로 의율할 수 있었으나, 엄격하게 보면 동물이 물건임이 명확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무죄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동물절도죄'가 신설될 필요성이 있다. 

또한 반려동물을 한정하여 생각해볼 때, 반려동물에게 상해를 가하거나 살해한 경우 기존의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로 의율하기 어려워지므로 '동물상해죄', '동물살해죄'가 신설될 수 있다.

■ 동물이 물건임을 전제로 규정된 처벌규정 대대적 손질 '카운트다운'

민법상 동물의 지위 변동에 따라, 장기적으로 동물이 물건임을 전제로 규정된 처벌규정들에 대해 전반적인 보완 및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과정에서 어떠한 동물에 대해서 계속 물건으로 취급해야 하는지, 반려동물을 다른 동물보다 우선적으로 보호할 것인지, 반려동물을 현행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 열거된 동물로 한정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가면서 과거에 당연시되던 것들이 점점 변해가고 있다. 동물과 관련된 형사처벌 규정이 신설되거나 법정형이 상향될 경우, 당장은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생각이 많이 위축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동물 유기등 문제가 해소될 수도 있다. 이번 민법 개정안을 통하여 동물의 권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 논의를 통해 구체화해가면, 결과적으로 생명을 존중하는 의식이 좀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쓴이=최찬영 변호사(법무법인 성진), 동물법학회 회원 ccy1226@naver.com

동물법학회(SALS)는?

'동물 관련 법제에 관한 연구 등을 목적'으로 2019년 뜻있는 변호사들끼리 창립한 단체다.  동물 보호와 관련 산업의 실천적 균형점 모색이라는 것이 학회의 목표와 지향점이다.

김태림(법무법인 비전 변호사) 동물법학회 회장을 중심으로 동물법학회 각 회원들의 전문 분야와 동물이슈를 결합하여 문제되는 부분에 대해 화두를 던지며 함께 고민하고 칼럼을 쓰고 있다.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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