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멈춰!' 민주당 대선후보들 "우리는 원팀" '휴전협정' 맺었다

이재명·이낙연 '백제 발언' 등 격화에
네거티브 지양·감정적 앙금 해소 나서
'막바지 땐 더 치열'..일각 '무용론'도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후보자 ‘원팀’ 협약식에서 ‘정정당당 경선’ 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박용진, 이낙연, 정세균, 김두관, 이재명 예비후보.｜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네거티브를 지양하고, 감정적 앙금을 해소하기 위한 ‘원팀 협약’을 28일 체결했다. 후보들 간 공방전 특히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당 대표 사이 ‘백제 발언’ 등 지역주의 논쟁이 격화되자 당 차원에서 중재에 나서 맺어진 신사협정이다. 본선을 앞두고 비생산적인 다툼이 심화되면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위기의식이 깔렸다. 네거티브와 검증의 경계선이 모호한 데다가, 경선 막바지에 이를수록 캠프 간 공방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협약 무용론’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민주당은 28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대선 경선 후보들의 공정 경쟁을 서약하는 ‘원팀 협약식’을 열었다. 6명의 후보들은 국민을 위한 민생선거, 미래지향적 정책 제시, 정정당당한 선의의 경쟁 등 당 선관위가 제시한 5개의 원칙을 지키겠다고 서약했다. 후보들은 함께 “우리는 원팀”이라는 구호도 외쳤다.

이 지사는 “앞으로도 제가 좀 손실을 보더라도 국민들께서 우리 민주당 후보들을 신뢰하고 기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누구나 협약을 한 이상 지켜야 한다. 최고로 잘 이행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후보 간 네거티브 경쟁이 격화되면서, 제가 ‘그럴거면 다 집에 가시라’라고 막내로서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오늘 이후에는 집 갈 일 없이 다 같이 하나가 돼 대선 승리로 질주하자”고 말했다.

최근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사이의 공방은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들었다. 이 지사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이 전 대표의 찬반 입장을 집중 추궁했고, 이 대표 측은 이 지사의 ‘백제 발언’을 거론하며 지역주의 논쟁으로 끌어올렸다. 캠프 인사들까지 총동원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설전을 주고받는 등 ‘대리전’도 치열했다.

지도부는 후보들의 자정 노력만으로 공방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날 ‘원팀 협약’을 통해 중재에 나선 것이다. 송영길 대표는 협약식에서 “최근 경선 과정에서의 공방에 대해 당원들은 조마조마한 마음”이라며 “가시 돋친 말은 결국 그 주인을 찾아온다는 세상사 이치를 기억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상호 비방이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게 되면 대선 후보 선출 이후 당내 ‘화학적 결합’에 지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깊다. .

‘휴전 협정’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검증과 네거티브의 경계가 모호해, 상대 진영을 향해 던진 작은 불씨만으로 공방전이 ‘도로 재점화’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협약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검증은 지속할 것”이라며 “저는 네거티브를 한번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원래 정책 중심, 철저한 도덕성 비롯한 검증, 그런 저의 입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열리는 민주당 본경선 첫 TV토론회에서 ‘지역주의’ 논쟁이나 ‘민주당 적통론’ 같은 민감한 주제가 테이블에 오를 지 주목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