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모드' 태세 갖춘 최재형..尹 때리며 '대항마' 입지 구축 본격화

"계파갈등, 정권교체에 도움 안 된다"..尹에 공개회동 제안
'친윤 vs 반윤' 쪼개진 국민의힘..崔 반윤세력 선봉 나서나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2021.7.2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손인해 기자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2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계파 갈등은 국민과 당원을 불안하게 하고 정권교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공개 회동을 제안했다.

명분은 '갈등 해소'이지만, 실체는 '견제구'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장외에서 국민의힘 세력을 흡수하는 윤 전 총장을 계파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제안문을 통해 "계파 갈등은 정권교체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윤 전 총장과 만나 현재의 시국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개 회동을 제안했다.

그는 윤 전 총장에 대해 "정권교체의 도정에서 함께 할 동지이자, 정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언론에서는 계파 정치라는 프레임으로 (당 안팎 상황을) 보도하고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을 '계파 갈등'의 진원지로 지목한 셈이다.

최 전 원장은 "지난 시절 계파 갈등의 폐해를 누구보다 심각히 경험했던 국민의힘 당원이나 지지자분들 입장에서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며 "당원과 국민을 안심시켜 드리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빠른 만남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친윤'(親윤석열) 대 '반윤' 갈등으로 내홍에 겪고 있다. 당 지도부가 당내 대권주자에 한해 선거운동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결정했지만, 장제원·신지호·박민식·이학재·김경진 등 전현직 의원들이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하면서 '이준석 패싱' 논란이 일었다.

급기야 정진석·권성동 의원을 중심으로 한 40명의 현역 의원들이 장외 대권주자에 대한 입당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국민의힘에 친윤계와 반윤계라는 새로운 파벌이 등장했다는 비판이 나온 배경이다.

정치권은 최 전 원장이 '반윤계 선봉장'을 자처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뚜렷한 반윤계 중심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공개 회동을 제안, '윤석열 대항마'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대선국면에서 세력화는 필연적인 과정인데, 계파 갈등은 본질이 아니라는 점을 최 전 원장도 충분히 알지 않겠나"라며 최 전 원장이 반윤 세력 규합에 나섰다는 해석에 무게를 실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최 전 원장이 본격적으로 '윤석열 세력화'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이라며 "기존의 점잖은 이미지를 벗고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의 '양강 대결'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24~26일 전국 성인남녀 1006명에게 설문한 결과,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8.8%, 최 전 원장을 30.9%를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최 전 원장 29.8%, 이 전 대표 35.9%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했다. 최 전 원장이 여야 대권주자 간 양자대결 조사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재형 캠프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최 전 원장이 정치에 뛰어든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이 지사와의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에 불과했다"고 자평했다.

이 관계자는 "주목할 점은 가상 양자대결의 태도 유보층이 26%에 달했다는 것"이라며 "최 전 원장이 인지도를 높여가고 뚜렷한 비전을 제시한다면 (여론조사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한편 윤 전 총장 측은 최 전 원장의 공개 회동 제안에 대해 "언제든 때가 되면 차분히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