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직통전화 복원..북은 왜 '인민'들에 바로 알리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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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직통연락선이 전면 단절 413일 만인 27일 복원됐다는 소식이 <노동신문> 28일치엔 실리지 않았다. 노동신문>
북한 당국은 지난해 6월4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담화 이후 이른바 '대북전단사태'를 빌미로 남북 직통연락선을 완전히 단절(2020년 6월9일)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2020년 6월16일)하며 한때 '궐기대회'를 조직하는 등 일반 인민들을 상대로 '대남 적대감'을 자극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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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직통선 복원, 대외용 <중통> <평방> 에만 보도
인민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엔 없어
남북관계 '방향 전환' 알리기에 시기상조라 판단한 듯 조선중앙tv> 노동신문> 평방> 중통>
남북 직통연락선이 전면 단절 413일 만인 27일 복원됐다는 소식이 <노동신문> 28일치엔 실리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전체 6개면 가운데 5개면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7차 전국노병대회 연설과 대회 관련 소식으로 채웠다.
북쪽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합의에 따른 남북 직통연락선 복원 사실을 27일 오전 11시 ‘조선중앙통신사 보도’ 형식으로 <조선중앙통신>과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으로만 내보냈다. <중통>과 <평양방송>은 대외용으로, 북녘의 일반 인민은 접할 수 없는 매체다. 남북 직통연락선 복원 소식은 <조선중앙텔레비전>과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에도 이틀째 보도되지 않고 있다.
요약하자면, 남북 직통연락선 복원 사실은 대외용 매체에만 보도되고, 내부에서 접할 수 있는 매체에는 보도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이런 ‘선별 보도’는 최고수뇌부의 지침의 소산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의 최고수뇌부가 남북 직통연락선 복원 사실을 아직은 일반 인민들한테는 알릴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음을 방증한다. 남북 관계가 장기 교착국면을 벗어나 대화와 협력 쪽으로 방향을 명확하게 돌렸음을 일반 인민한테 알리기에는 정세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시기상조’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6월4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담화 이후 이른바 ‘대북전단사태’를 빌미로 남북 직통연락선을 완전히 단절(2020년 6월9일)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2020년 6월16일)하며 한때 ‘궐기대회’를 조직하는 등 일반 인민들을 상대로 ‘대남 적대감’을 자극해 왔다.
대외용 매체와 대내용 매체의 보도 내용을 ‘선별’하는 건 북한 당국이 대남·대미·대내 신호를 관리하는 오래된 방식이다. 대체로 대외용 매체뿐만 아니라 대내용 매체, 특히 <노동신문>에도 보도하는 ‘정치·외교 신호’는 단순 엄포용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고, 무게감과 지속성이 높은 편이다. <노동신문>은 노동당 중앙위 기관지로 북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민 필독 매체’다.
북한의 신문·방송·통신 가운데 대표성과 공식성이 상대적으로 강한 매체는 일반 인민도 접할 수 있는 <노동신문>, <조선중앙텔레비전>, <조선중앙방송>과, 일반 인민은 접할 수 없는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을 꼽을 수 있다.
예컨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발언이나 연설은 예외없이 <노동신문>과 <중통> 등에 함께 실린다. 한국이나 미국을 겨냥한 ‘김여정 담화’도 <중통>과 함께 가끔은 <노동신문>에도 실린다. 반면 주로 미국을 겨냥한 ‘외교부 (대변인) 담화’ 등은 대부분 <중통>에만 실린다. 협상과 갈등 등 ‘밀당’ 와중에 메시지의 내용과 방향을 바꾸는 데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안전장치’의 성격을 지닌다. 대미 메시지가 <노동신문>에도 실리면 그만큼 공식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한편, 통일부와 국방부는 27일에 이어 28일 아침에도 북쪽과 직통연락선 개시통화를 정상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군통신선은 서해지구는 오전 9시 정상적으로 통화가 이뤄졌지만 동해지구는 기술적 문제로 아직 연결되지 않고 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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