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지금은 전쟁상황에 못지 않은 시련의 고비"

이제훈 2021. 7. 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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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상 초유의 세계적인 보건 위기와 장기적인 봉쇄로 인한 곤란과 애로는 전쟁상황에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라고 말했다고 28일 <노동신문> 이 1~3면에 펼쳐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진행된 제7차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전승 세대의 위대한 영웅 정신은 빛나게 계승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3564자 분량의 연설을 통해 이렇게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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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전국노병대회 연설
코로나·대북제재에 "곤란과 애로"
"전승세대 영웅정신 계승" 강조
지난해 등장한 "자위적 핵억제력"
"국방력 강화" 언급 없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진행된 제7차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한 “전승세대의 위대한 영웅정신은 빛나게 계승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3564자 분량의 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상 초유의 세계적인 보건 위기와 장기적인 봉쇄로 인한 곤란과 애로는 전쟁상황에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라고 말했다고 28일 <노동신문>이 1~3면에 펼쳐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진행된 제7차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전승 세대의 위대한 영웅 정신은 빛나게 계승될 것이다”라는 제목의 3564자 분량의 연설을 통해 이렇게 짚었다. 2020년 1월 이후 코로나19 대유행과 미국·유엔 등의 고강도 대북제재의 영향이 ‘전쟁의 시련’에 버금간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여정에서 더한 역경이 닥친다 해도 절대로 멈춰 서지 않을 것이며 전승 세대의 영웅 정신을 계승해 내세운 투쟁목표들을 향해 돌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승 세대의 공적 중에서 제일 귀하고 값진 것은 영웅적인 투쟁 정신과 기풍을 창조한 것”이라며 “우리 당은 전승 세대의 사상정신적 재부(자산)가 전체 인민들과 인민군장병들, 새세대들의 피와 살이 되고 참된 삶과 투쟁의 영양소로 되게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950년대의 조국방위자, 조국건설자들이야말로 길이 찬양하고 본받아야 할 고마운 은인들이며 참다운 스승들”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혁명무력은 국가방위와 사회주의 건설에의 전초전에서 억척같이 서 있다”며, 인민군의 국방 임무와 함께 경제 건설 기여 구실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존경하는 노병 동지들과 온 나라의 조국해방전쟁참전자, 전시공로자 동지들에게 깊이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승리의 7·27을 맞는 전체 인민들에게 열렬한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승리의 7·27”이라는 표현은, 북에서 ‘전승절’이라고 부르는 정전협정 기념일(7월27일)에 맞춰 열리는 전국노병대회 연설이라는 점과 연결돼 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조국의 가장 어려운 시기에 제국주의 침략을 물리치는 한전호(하나의 전투참호)에서 고귀한 피를 아낌없이 흘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하며 지원군 노병 동지들에게도 뜨거운 인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국전쟁’과 관련해 “미제국주의의 날강도적인 침략” “미제를 괴수로 하는 추종국가 무력 침범자들”이라는 날 선 표현을 연설에서 사용했다. 다만 이 연설이 북이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르는 한국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전승절”에 이뤄진 점을 고려할 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염두에 둔 표현으로 볼 일은 아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은 지난해 전국노병대회 연설 내용과 비교해 “자위적 핵억제력”이란 표현이 사라지고, 국방력 강화 관련 언급도 없다.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전면 복원된 남북 직통연락선 등 최근의 정세 흐름과 관련해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해 연설에서 김 위원장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국방력을 다지는 길에서 순간도 멈춰서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자위적 핵억제력으로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담보될 것”이라고 ‘국방력 강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미국과 관련해선 “미제국주의의 침략성과 야수성” “미제와 그 추종무리 군대” 따위의 표현을 사용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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