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노병대회 연설..작년과 달리 '핵억제력' 언급 없어(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연설했으나 지난해와 달리 '자위적 핵억제력' 강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6·25 전쟁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전승절') 68주년이었던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열린 제7회 전국노병대회에 참석해 "우리 혁명 무력은 변화되는 그 어떤 정세나 위협에도 대처할 만단의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영웅적인 전투정신과 고상한 정치도덕적 풍모로 자기의 위력을 더욱 불패의 것으로 다지면서 국가방위와 사회주의 건설의 전초선들에 억척같이 서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국방력 관련 발언은 이 문장 뿐으로, 자위적 핵억제력을 강조하지 않았고 남북 및 대미관계에 대해서도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노병대회 연설에서는 "우리의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국방력을 다지는 길에서 순간도 멈춰서지 않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핵무력을 강조했던 것과 비교된다.
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해 6·25 전쟁 당시를 설명하면서 '미제국주의의 날강도적 침략', '미제를 괴수로 하는 추종국가 무력 침범자' 등이라고만 지칭했다.
남북이 전날 1년여 만에 통신연락선을 복원하며 대외환경 개선에 나선 상황에서 핵억제력 같은 자극적인 발언을 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사상 초유의 세계적인 보건 위기와 장기적인 봉쇄로 인한 곤란과 애로는 전쟁 상황에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로 되고 있다"며 "전승세대처럼 우리 세대도 오늘의 어려운 고비를 보다 큰 새 승리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쟁에 참전했던 중국에 대해 "조국의 가장 어려운 시기에 제국주의 침략을 물리치는 한전호에서 고귀한 피를 아낌없이 흘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하며 지원군 노병동지들에게도 뜨거운 인사를 보낸다"며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이날 대회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김덕훈 내각 총리, 리일환 당 비서, 오일정 당 군정지도부장, 정경택 국가보위상, 김영환 평양시당 책임비서와 박정천 군 총참모장,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국방상 등 군 고위 간부들이 참가했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주석단 좌우에 현철해·최영림·양형섭·오극렬 등 참전 경험이 있는 원로 간부들을 앉히고 노병들과 악수를 하거나 마주앉아 손을 맞잡는 등 이들을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회에서는 김 위원장의 입장과 연설 종료 시점에 맞춰 축포를 터뜨리는 등 축제 분위기도 연출했다.
이날 평양 인민문화궁전·옥류관·청류관·평양면옥 등에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마련된 연회에도 최룡해·김덕훈 등 고위간부들이 참석해 노병들을 위로했다.
'전승절'을 맞아 개선문 등에서는 청년·학생 무도회가 열렸고, 각지 주민들은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과 열사릉 등에 헌화하고 노병들과의 상봉 모임도 했다.
노병대회는 김정일 위원장 집권기인 1993년 정전협정 체결 40주년에 처음 열렸고, 이후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2012년, 2013년, 2015년, 2018년과 지난해에 개최했다.
올해가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님에도 2년 연속으로 노병대회를 열고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연설까지 한 것은 경제난·식량난이 심화하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하는 가운데 참전 노병들의 국가를 위한 헌신을 강조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은 최근 비사회주의와 외부문물 유입을 경계하면서 전 세대 '따라 배우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전승세대'로 불리는 참전 노병들을 앞세워 젊은 층에 대한 사상 교육 강화에 활용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
com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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