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다시 연결된 남북..靑, 고위급 화상회담 거쳐 정상간 대화 추진
박효목 기자 2021. 7. 28. 03:01
[남북통신선 복원]남북 통신연락선 413일 만에 복원
“반갑습니다” 북측 연락대표와 통화 남북이 13개월 만에 통신연락선을 재가동한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우리 측 연락대표가 북측 연락대표와 통화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
남북이 413일 동안 단절됐던 통신선을 다시 연결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남은 임기 10개월 동안 남북 관계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통신선 복원에 이어 남북 고위급 화상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북한이 빗장을 걸어 잠근 상황에서 화상으로라도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겠다는 의지다.
○ 靑, 고위급 화상 회담 검토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통일부와 군에서 운영하는 통신선을 우선 복원했으며 남북 정상 간 핫라인 등은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주 친서를 통해 통신선 복구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이 통신선 복원 날짜를 27일에 맞춘 것은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을 염두에 둔 것이다.
남북 연락 채널을 복원한 청와대는 다음 수순으로 고위급 실무 화상 회담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책임 있는 실무급 단위에서부터 화상 회담을 시작해 협상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측에서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나서고, 북측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또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이 나서는 시나리오가 여권에서는 거론된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이날 KBS, YTN 라디오에서 “8월경 화상 대화가 진행되고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을 풀어주는 자세로 간다면 남북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통신선 복원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청와대는 판문점에서 비공개 실무자급 접촉을 제의했지만 북한이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이날 대북 특별사절단(특사)에 대해 “논의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여건에서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화상 회담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미 통일부는 남북 화상 회의에 대비해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4월 남북회담본부에 영상회의실을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남북 화상 정상회담 가능성도 나오지만 청와대는 “양 정상 간 대면 접촉이나 화상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 8월 한미 연합훈련이 첫 관건
○ 靑, 고위급 화상 회담 검토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통일부와 군에서 운영하는 통신선을 우선 복원했으며 남북 정상 간 핫라인 등은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주 친서를 통해 통신선 복구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이 통신선 복원 날짜를 27일에 맞춘 것은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8주년을 염두에 둔 것이다.
남북 연락 채널을 복원한 청와대는 다음 수순으로 고위급 실무 화상 회담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책임 있는 실무급 단위에서부터 화상 회담을 시작해 협상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측에서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나서고, 북측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또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이 나서는 시나리오가 여권에서는 거론된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도 이날 KBS, YTN 라디오에서 “8월경 화상 대화가 진행되고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을 풀어주는 자세로 간다면 남북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통신선 복원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청와대는 판문점에서 비공개 실무자급 접촉을 제의했지만 북한이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이날 대북 특별사절단(특사)에 대해 “논의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여건에서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화상 회담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미 통일부는 남북 화상 회의에 대비해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4월 남북회담본부에 영상회의실을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남북 화상 정상회담 가능성도 나오지만 청와대는 “양 정상 간 대면 접촉이나 화상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 8월 한미 연합훈련이 첫 관건
남북이 13개월 만에 통신선 복원에 합의한 건 남북 정상 모두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색 국면을 탈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무력 도발이 난무했던 2017년 임기를 시작했지만, 한반도에서 군사적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고 임기를 마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역시 극심한 경제난에서 탈피해 체제 안정을 꾀하겠다는 목표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은 비가 안 오고 폭염이 이어지면서 쌀, 옥수수 농사가 기대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고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상대는 남한밖에 없다. (9월) 추석 전에 식량 지원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북한에 식량과 백신 등을 지원하는 단순한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기류다. 한 여권 인사는 “북한의 최종적인 협상 상대는 미국”이라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고 싱가포르 합의를 지지한다고 한 만큼 북한이 결국 이에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북한이 일단 통신선 복원이라는 최소한의 움직임을 보였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향후 남북 관계의 첫 관건은 8월 한미 연합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줄곧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해 왔지만, 백악관은 아직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언급을 아끼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미 관계를 풀어가기 위한 구체적 행동을 결정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위원도 “대북제재의 조기 완화 혹은 해제의 키를 쥐고 있는 북-미 간에 주요한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남북만의 동력으로 한반도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 역시 극심한 경제난에서 탈피해 체제 안정을 꾀하겠다는 목표다. 정 수석부의장은 “북한은 비가 안 오고 폭염이 이어지면서 쌀, 옥수수 농사가 기대할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고충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상대는 남한밖에 없다. (9월) 추석 전에 식량 지원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다만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북한에 식량과 백신 등을 지원하는 단순한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기류다. 한 여권 인사는 “북한의 최종적인 협상 상대는 미국”이라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이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고 싱가포르 합의를 지지한다고 한 만큼 북한이 결국 이에 반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북한이 일단 통신선 복원이라는 최소한의 움직임을 보였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향후 남북 관계의 첫 관건은 8월 한미 연합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줄곧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해 왔지만, 백악관은 아직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언급을 아끼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미 관계를 풀어가기 위한 구체적 행동을 결정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위원도 “대북제재의 조기 완화 혹은 해제의 키를 쥐고 있는 북-미 간에 주요한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남북만의 동력으로 한반도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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