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의 태권도 노 골드, 재미와 드라마는 있었다 [도쿄 라이브]
[스포츠경향]
태권도 대표팀이 대회 마지막 날 종주국의 가치를 보였다. 비록 ‘노 골드’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경기 종료 1초전 ‘버저 비터 발차기’로 태권도의 재미를 높였고, 암을 극복하고 메달을 따내는 ‘인간 승리’의 드라마도 만들었다.
이다빈(25·서울시청)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 준결승에서 ‘버저 비터 발차기’를 선보였다. 세계랭킹 1위 비안카 워크던(영국)을 맞아 22-24로 끌려가던 이다빈은 경기 종료 직전 왼발을 들어 비안카의 얼굴에 꽂아 넣으며 3점을 따내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대회 내내 수비 위주의 경기가 반복되며 ‘발펜싱’이라는 오명을 얻었던 태권도가 충분히 극적이고 재밌는 경기라는 점을 이다빈이 준결승에서 제대로 보여줬다.
이다빈은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카 만디치를 상대로 1라운드 초반 머리에 발차기를 허용하는 등 0-5로 끌려갔지만 수비에 치중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며 ‘태권도의 재미’를 보였다. 4-6으로 뒤진 3라운드 종료 40초 전에는 몸통 발차기로 동점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만디치가 수비 위주 플레이를 하는 동안 역습을 신경쓰지 않고 과감한 공격을 펼쳤다. 7-10으로 패해 은메달을 확정지은 이다빈은 만디치에게 다가가 환하게 웃으며 승리를 축하하는 여유도 보였다.
이다빈은 ‘그랜드 슬램’ 기회를 다음 올림픽으로 미뤘다. 이다빈은 처음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올랐던 2014년 62㎏으로 참가했고 2018년은 67㎏급, 그리고 2019 세계선수권에선 73㎏으로 정상을 차지했다.
태권도의 꽃이라 불리는 중량급 세계랭킹 2위인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 역시 첫 올림픽이었던 이번 대회에서 귀중한 동메달을 따냈다.
인교돈은 전성기던 2014년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암 2기 진단을 받았다. 힘겨운 항암치료 속에 훈련은 커녕 음식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을 할 정도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은퇴까지 고민했던 인교돈은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은 뒤 매년 아시아선수권(2016년 금메달·2018년 금메달)과 세계선수권(2017년 동메달)에서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인교돈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반 콘라드 트라이코비치(슬로베니아)를 5-4로 누르고 동메달을 땄다. 인교돈은 “진단 5년 뒤 완치 판정을 받았을 때 주변의 박수가 아직도 생생하다”며 “그동안 잦은 부상이 괴롭혔다.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태권도가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치러진 이래 종주국인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하나도 못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표팀은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용균·황민국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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