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독했던 만큼..더 진했던 '김서영의 눈물'[Tokyo 2020]
체형·파워 약점 보완 강훈련
‘지독한 서영이’란 별명 얻어
개인혼영 200m 결승 좌절에
“자신 있었는데…” 끝내 울먹
김서영(27·경북도청·사진)의 어깨가 믹스트존을 걷는 내내 들썩이고 있었다. 어렵게 발을 끌어 취재진 앞에 서더니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수영도, 눈물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김서영은 아예 뒤로 돌아 얼굴을 감쌌다.
김서영은 27일 2020 도쿄 올림픽 수영 여자 개인혼영 200m 준결승 2조에서 2분11초38을 기록하고 7위로 골인했다. 전체 12위를 하며 8위까지 오르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서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땄고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 6위에 올랐다.
수영 선수로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간판선수가 됐다. 개인혼영은 4가지 영법을 모두 겨룬다. 잠영을 비롯한 영법의 기술은 완성 단계였다. 다음 단계를 위한 노력은 ‘체력’에 맞춰졌다. 김서영은 경쟁자들에 비해 키도 작고, 파워도 떨어졌다. “지독한 서영이”로 불렸다. 눈만 뜨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렸다. 2019년 광주 대회 때 중후반 레이스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대회 이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동안 “더 지독한 서영이”가 됐다.
한국 수영 사상 여자 선수의 올림픽 결선은 2004년 아테네 대회 남유선이 유일했다. 김서영은 2번째 주인공을 넘어 메달을 노렸다. 그래서 더 지독한 서영이가 됐다.
개인혼영 200m 준결승에서 접영을 지나 배영까지 100m를 통과할 때 김서영은 1위였다. 가뜩이나 약점이어서, 더 지독하게 갈고닦은 평영이 제대로 듣지 않았다. 5위로 처졌고, 자유형에서는 힘이 빠져버렸다. 김서영은 풀에서 나올 때 이미 흐느끼고 있었다.
김서영은 “아쉽게 마무리돼 많이 속상하다. 마음처럼 경기가 되지 않아 나도 혼란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도쿄 |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노골드’지만…종주국 면모 보여준 태권도[Tokyo 2020]
- 승마 메달 결정짓는 또 하나의 선수…귀하신 몸 ‘말’을 보호하라[Tokyo 2020]
- 가난을 업은 소녀, 필리핀 첫 금 들다[Tokyo 2020]
- “성소수자 청년들, 혼자가 아니다” 시상대 위 ‘연대의 눈물’[Tokyo 2020]
- 남자탁구 간판 정영식, 유럽 챔프 꺾고 ‘8강 스매싱’[Tokyo 2020]
- 황선우 고교 스승 “짧은 휴식 아쉬워”[Tokyo 2020]
- “49초요? 미쳤네”…오답노트 보고 웃었다[Tokyo 2020]
- 18세 패기에 세계가 깜짝…‘진짜 레이스’는 이제부터[Tokyo 2020]
- 재능에 노력까지…스피드 비결은 ‘잠영’[Tokyo 2020]
- 한 많은 여자 에페, 코로나 아픔 이겨내고 눈물의 ‘은메달’[Tokyo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