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도 이겨낸 인교돈의 태권도 '감동 동메달' [Tokyo 2020]
[경향신문]
림프암을 이겨낸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이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인교돈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남자 80㎏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슬로베니아의 이반 콘라드 트라이코비치를 5-4로 꺾었다.
인교돈이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 수확을 동메달 2개로 늘렸다.
태권도의 꽃이라 불리는 중량급 세계랭킹 2위인 인교돈은 도쿄올림픽이 첫 무대다.
인교돈이 전성기를 누리던 2014년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암을 앓은 탓이다. 당시 림프암 2기 진단을 받았던 그는 힘겨운 항암치료 속에 훈련은커녕 음식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을 할 정도로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은퇴까지 고민했던 인교돈은 다행히 1년 만에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다.
인교돈은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은 뒤 매년 아시아선수권(2016년 금메달·2018년 금메달)과 세계선수권(2017년 동메달)에서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내심 꿈꾸던 금메달은 준결승에서 만난 세계랭킹 14위 북마케도니아의 데얀 지오르지브스키에게 6-12로 패배해 물거품이 됐다. 한 수 아래의 상대에게 패배해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던 인교돈은 동메달이 걸린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동메달로 가는 길도 순탄하지는 않았다. 인교돈은 1라운드 종료 28초 전 왼발로 상대 머리를 때려 3-0으로 점수를 벌렸다. 2라운드에선 공격하다 넘어진 상대의 실수 덕에 1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감점과 상대의 주먹 공격, 소극적인 플레이에 따른 감점이 겹쳐 경기 종료 11초를 남기고 5-4로 쫓겼다. 이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동메달을 따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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