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이겨냈던 女검객들..한국에 첫 은메달 선물

조희찬 2021. 7. 2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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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잘 싸웠다.

한국의 사상 첫 여자 펜싱 금메달에 도전했던 여자 에페 대표팀이 석패하며 2020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은메달을 수확했다.

최인정(31), 강영미(36), 송세라(28), 후보선수 이혜인(26)으로 이뤄진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에서 열린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난적 에스토니아에 32-36으로 패했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한국 선수단 중 코로나19 확산 탓에 올림픽이 1년 연기된 피해를 가장 크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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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여자 에페팀 은메달
세계 1위 中 꺾고 결승 올랐지만
난적 에스토니아에 32-36 석패
6회까지 앞서다 후반부터 밀려
종료 직전까지 포기 안해 '명승부'
韓 첫 '코로나 극복 메달리스트'
강영미·이혜인 '국대 첫 확진' 눈총
팀으로 더 똘똘 뭉치며 이겨내
사진=연합뉴스


졌지만 잘 싸웠다. 한국의 사상 첫 여자 펜싱 금메달에 도전했던 여자 에페 대표팀이 석패하며 2020 도쿄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은메달을 수확했다.

최인정(31), 강영미(36), 송세라(28), 후보선수 이혜인(26)으로 이뤄진 한국 여자 에페 대표팀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메세에서 열린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난적 에스토니아에 32-36으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 에페는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9년 만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아직 올림픽 여자 에페 종목에서 금메달이 없다. 개인전 입상 기록도 없다. 런던 대회 단체전 은메달이 유일했고,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한국 선수단 중 코로나19 확산 탓에 올림픽이 1년 연기된 피해를 가장 크게 봤다. 지난해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그랑프리대회에 출전했다가 귀국한 뒤 선수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중 두 명이 강영미와 이혜인이었다. 당시에는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실만으로도 따가운 시선을 받았을 때였다. ‘국가대표 첫 확진 선수’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대표팀은 더 똘똘 뭉치며 이를 이겨냈다. 결국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이를 극복한 뒤 메달을 따낸 한국 선수단 최초의 ‘코로나 극복 메달리스트’로 남게 됐다.

단체전 세계랭킹 4위인 한국은 이날 첫 경기인 8강전에서 랭킹 5위 미국을 38-33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 상대는 랭킹 1위이자 런던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번번이 한국 발목을 잡았던 중국이었다.

이번 대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쑨이원 등을 앞세운 중국은 경기 중반까지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쑨이원이 허벅지 쪽에 통증을 호소한 뒤 후보 선수 쉬안치로 교체되면서 흐름이 한국으로 넘어왔다. 한국은 6라운드까지 17-14로 리드를 잡은 뒤 한 번도 동점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중국을 꺾고 설욕에 성공했다.

한국은 이탈리아를 꺾고 올라온 에스토니아를 상대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1라운드에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블레이드를 쥔 최인정이 2-4로 뒤진 상태에서 바통을 강영미에게 넘겼다.

강영미가 2라운드에서 5점을 내 3점에 그친 에스토니아와 7-7 동률을 이뤘다. 이어 송세라와 강영미가 8점을 합작했고 최인정과 다시 경기에 나선 송세라가 잘 버티면서 6라운드까지 22-21로 앞서갔다.

한국은 7라운드에 교체선수인 대표팀 막내 이혜인을 투입했다. ‘백전노장’ 이리나 엠브리히와 맞선 이혜인은 2점을 가져왔으나 3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8라운드에서 송세라와 줄리아 벨리아예바가 접전 끝에 2점씩을 주고받았고 결국 26-26 동점 상황에서 최종라운드에 들어갔다.

한참 동안 탐색전을 벌였던 9라운드에서 에스토니아 카트리나 레히스가 선취점을 올렸다. 접전 상황에서 두 번 연속 에스토니아의 불이 들어오면서 한국은 3점 차로 뒤졌다. 최인정은 남은 시간 과감한 공격으로 열세를 만회했지만 따라잡기엔 부족했다. 종료 23초를 남기고 30-31까지 따라붙었으나 막판 연속 실점을 내주면서 메달 색이 갈렸다.

한국 펜싱은 지난 24일 남자 사브르 개인전 김정환(38)의 동메달에 이어 대회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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