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마지막 문턱 넘지 못한 여자 에페, 그래도 희망을 봤다

결승에서 에스토니아에 석패해 아쉬운 은메달
난적 중국 격파, 송세라·이혜인 발견은 수확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이 은메달을 수확했다.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개인전에서 쓴맛을 봤던 펜싱 여자 에페대표팀이 단체전 은메달로 아쉬움을 달랬다. 결승에서 에스토니아의 벽을 넘지 못한 건, 너무도 잘 싸우고 석패한 것은 안타까움이 크지만 그래도 얻은 것이 많았던 도쿄 올림픽이다.

늘 한국 여자에페의 발목을 잡던 중국을 뛰어 넘어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다시 단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했고 무엇보다 내일을 밝힐 새 얼굴을 찾았다는 게 반갑다.

최인정(31·계룡시청), 강영미(36·광주광역시 서구청), 송세라(28·부산광역시청), 이혜인(26·강원도청)으로 구성된 여자 에페 대표팀은 27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B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에스토니아에 32–36으로 패해 은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 한국 펜싱의 첫 번째 은메달이자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박정환에 이어 두 번째 메달이다.

8강에서 미국을 꺾은 한국은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인 중국까지 제압했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에 밀려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던 한국은 3년 뒤 올림픽 무대에서 짜릿한 설욕에 성공했다.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 송세라가 27일 오후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결승전에서 에스토니아 선수와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1.7.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세계 최강을 꺾고 기세를 올린 한국은 마지막 무대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지만 막판 승부에서 밀려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최인정, 강영미, 송세라, 이혜인은 경기에 패한 뒤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여자 에페는 당초 개인전에서 더 메달을 기대했다. 하지만 세계랭킹 2위 최인정과 8위 강영미가 32강에서 탈락했고, 홀로 16강에 올라간 송세라도 8강 진출에 실패하며 개인전 일정을 조기 마감했다.

개인전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든 여자 에페 대표팀은 명예회복과 메달 획득을 위해 단체전 준비에 매진했다.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 강영미가 27일 오후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결승전에서 에스토니아 선수에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2021.7.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그 결과 미국, 중국을 제압하고 결승까지 올라갔고, 은메달을 목에 걸며 개인전 아쉬움을 씻는 데 성공했다. 특히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한국의 발목을 잡은 세계 1위 중국까지 꺾은 것은 고무적인 결과다.

여기에 이번 대회를 통해 여자 에페대표팀의 히로인으로 떠오른 송세라, 결승전에서 교체로 첫 출전해 주눅 들지 않고 세계적인 선수와 맞서던 이혜인의 발견은 세대교체의 시작을 알리는 최고의 수확이었다.

더불어 런던 올림픽 단체전 은메달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서 다시 메달을 딴 것도 다음 올림픽을 향한 희망이 됐다.

지난해 에페 대표팀은 선수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과 국제 대회 취소, 그리고 진천 선수촌 일시 폐쇄 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절망적인 상황이 연속으로 발생했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올림픽 연기로 늘어난 1년을 긍정의 시간으로 삼아 구슬땀을 흘렸고, 결국 대회를 2위로 마감하면서 그동안의 마음고생과 노력을 보상받았다.

한국 펜싱은 28일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단체전에 출격,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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