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닌 실력 봐 달라"..'노출 경기복' 반기 든 선수들
[앵커]
지금 보시는, 독일 체조 대표팀의 유니폼이 화제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봤던 것과는 다르게, 경기복이 길게 발목까지 내려옵니다. '몸이 아니라 경기력을 봐 달라', '어떤 옷을 입을지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백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 기계체조 여자 예선 >
발목까지 가리는 긴 유니폼.
도쿄올림픽에서 독일 체조 대표팀이 선보인 새로운 경기복입니다.
체조 선수들은 그동안 긴팔의 원피스 수영복 같은 형태의 '레오타드'를 입었습니다.
몸매를 잘 드러내 기술을 평가하기 좋다는 건데, 입어본 선수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사라 보스/독일 체조 국가대표 : 레오타드를 입고 연습하다 보면 옷이 흐트러지거나 '흐트러지겠구나' 싶어요. 카메라가 이런 당황스러운 순간을 포착할 때도 있죠.]
성 상품화 논란을 부르고, 경기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겁니다.
체조만이 아닙니다.
수영이나 육상처럼 노출 많은 경기복을 입는 여성 선수들이 불법촬영 피해를 보는 일도 있습니다.
비치 핸드볼에서도 경기복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입니다.
노르웨이 선수들이 비키니 대신 반바지를 입고 대회에 나서자, 유럽핸드볼연맹이 총 1500유로, 우리돈 200만 원 넘는 벌금을 부과한 겁니다.
스포츠 브라와 '옆면'이 10㎝를 넘지 않는 하의, 이런 경기복 규정을 지키지 않았단 건데 한 팝 가수는 "벌금을 내야 하는 건 선수들이 아니라 성차별을 한 유럽 핸드볼 연맹"이라며 벌금을 대신 내겠다고 나섰습니다.
무조건 길게만 입고 싶다는 것도 아닙니다.
영국의 패럴림픽 멀리뛰기 선수는 대회 때 입은 브리프가 너무 짧아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자 "남자들도 이런 비판을 들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짧든 길든, 원하는 옷을 입고 경기할 수 있게 해 달란 겁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27일)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는 선수들의 신체 부위를 강조하는 식으로 영상을 찍어선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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