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2020]여자 펜싱, 코로나 이겨낸 값진 銀..개인전 아쉬움 지웠다

여자 에페 대표팀, 도쿄올림픽 단체전 은메달
지난해 3월 선수 3명 코로나 확진..단단해진 팀워크 발휘

[지바(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 최인정, 강영미, 송세라, 이혜인이 27일 오후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4강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결승 진출을 확정 짓자 기뻐하고 있다. 2021.07.27. 20hwan@newsis.com

[지바=뉴시스] 김희준 기자 =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은메달을 품에 안았다. 개인전 조기 탈락의 아쉬움을 달래는 귀중한 메달이었다.

최인정(31·계룡시청), 강영미(36·광주서구청), 송세라(28·부산시청), 후보 선수 이혜인(26·강원도청)으로 이뤄진 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은 27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에서 에스토니아에 32-36으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펜싱 여자 에페는 2012년 런던 대회 단체전 은메달 이후 9년 만에 메달을 품에 안았다.

코로나19를 이겨내며 한층 똘똘 뭉친 4인방이 합작한 은메달이다.

코로나19가 여자 에페 대표팀을 덮친 것은 지난해 3월이었다.

유럽 전지훈련과 국제대회를 치르던 도중이었는데,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펜싱연맹(FIE)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했다가 귀국한 뒤 대표팀 선수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 시작하던 때라 공포감이 극심했다. 자가격리 지침을 어긴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져 대한펜싱협회가 "규정을 어긴 것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지바(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 최인정, 강영미, 송세라, 이혜인이 27일 오후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에스토니아에 패한 뒤 서로 격려하고 있다. 2021.07.27. 20hwan@newsis.com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여자 에페 대표팀은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 위로하고 다독였다. 서로의 버팀목이 돼 코로나19를 이겨냈다.

코로나19 완치 후 에페 대표팀의 결속력은 어느 때보다 단단해졌다.

다행히 코로나19 여파로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올림픽 출전이 불발될 걱정도 털었다.

여자 에패 대표팀은 코로나19로 1년 동안 중단됐다가 재개된 국제대회에서 강해진 팀워크를 확인했다.

올해 3월 FIE 러시아 카잔 월드컵 대회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을 땄는데, 당시 준결승에서 단체전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을 격파했다.

단단해진 팀워크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중국을 꺾으며 결승 무대를 밟았다.

[지바(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 강영미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전 에스토니아와의 경기에서 카트리나 레히스에게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2021.07.27. 20hwan@newsis.com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9년 만에 일궈낸 결승 진출이었다.

난적 중국을 꺾은 뒤 에스토니아에 아쉽게 패했지만, 대표팀은 단체전 은메달로 개인전의 아쉬움을 덜어냈다.

이번 대회 개인전에 나선 최인정과 강영미, 송세라는 모두 메달을 정조준했다.

과한 욕심이 아니었다. 최인정은 여자 에페 개인 부문 세계랭킹 2위고, 강영미는 8위다. 송세라는 11위다.

하지만 모두 개인전에서는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세계랭킹 2위 최인정은 첫 판인 32강전에서 세계랭킹이 258위에 불과한 아이자나트 무르타자에바(러시아올림픽선수단)에 11-15로 충격패를 당해 일찌감치 짐을 쌌다.

[지바(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대한민국 펜싱 대표팀 최인정, 강영미, 송세라, 이혜인이 27일 오후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결승전에서 에스토니아에 패한 뒤 서로 격려하고 있다. 2021.07.27. 20hwan@newsis.com

강영미는 한일전으로 치러진 32강전에서 사토 노조미에 14-15, 1점차로 석패했다. 사토도 세계랭킹이 44위로 높지 않다.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막내' 송세라는 첫 판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16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마리아 포페스쿠(루마니아)라는 큰 산을 만나 6-15로 완패했다.

개인전에서 동반 조기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여자 에페 대표팀의 분위기는 처지지 않았다. 오히려 단체전에서 설욕하겠다는 각오를 더욱 단단히 했다.

결과는 찬란히 빛나는 은메달이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