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폭발적 스피드 비밀은 '잠수함 수영' [도쿄 라이브]

도쿄|이용균 기자 2021. 7. 2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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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황선우(18·서울체고)의 폭발적 스피드의 비결은 ‘잠수함 수영’이다. 레이스 중 물 속에 잠겨 있는 시간을 늘려서 스피드를 높인다. 이를 완벽하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천부적인 리듬감과 폭발적인 키킹 능력이 갖춰져야 한다. 황선우가 27일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00m구간까지 세계기록보다 0.34초나 빨랐던 비결 중 하나다.

물 위에 떠 있는 배 보다 잠수함이 더 빠르게 움직인다. 물 저항과 공기 저항을 함께 받으면 물 속의 저항 보다 더 커지기 때문이다. 물 속이 더 빠르기 때문에 수영에서는 스타트와 턴 때 잠영거리를 15m로 제한한다. 황선우의 ‘로핑 영법’은 머리와 어깨를 박아 넣으면서 몸 전체가 물 속에 잠기는 시간을 늘리고 이를 통해 잠영 효과를 높이는 수영이다.

500m부터 시작한 박태환이 ‘힙 드리븐’ 영법을 구사했다면 황선우는 잘 알려진대로 ‘로핑 영법’을 사용한다. 오른팔과 왼팔의 박자가 다른 ‘엇박자 수영’이다.

로핑 영법은 ‘갤럽 영법’ 또는 ‘하이브리드 영법’이라고도 불린다. 황선우는 수영 때 오른팔을 크게 돌려 추진력을 얻는다. 오른팔을 물 밑으로 넣어 강하게 끌어당기는 동안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호흡한다. 이 때문에 자신의 오른쪽 레인의 선수들만 볼 수 있다. 결승 7번 레인은 많은 선수들의 페이스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포지션이었다.

황선우가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역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로핑 영법의 장점은 ‘잠영’에 있다. 오른 스트로크를 크게 돌리면서 머리를 물 속에 박는 스타일의 수영이다. 로핑 영법은 오른손의 힘을 활용하는 영법이 아니라 머리와 어깨를 물 속으로 강하게 박아 넣으면서 잠영을 만드는 기술이다.

‘힙 드리븐’ 영법 때 키킹은 물 위를 오르내리며 이뤄진다. 팔을 두 번 저을 때 네 번의 키킹(투 스트로크 포 키킹)이 이뤄지는게 일반적이다. 4번의 키킹이 모두 물 위와 속을 오르내린다. 로핑 영법은 투 스트로크 포 키킹 중 3번 정도의 키킹이 물 속에서 이뤄진다. 키킹 때 물보라가 덜 일지만 물 속에서 키킹이 이뤄지기 때문에 추진력이 더 좋다. 황선우의 물 속 키킹은 잠수함의 스크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일반적인 수영이 비교적 수면과 평행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로핑 영법은 물 위와 아래를 오르내리는 파동 형태의 움직임을 띤다. 얼핏 낭비되는 에너지가 많아 보이지만 잠영 구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면서 더 빠른 스피드를 낼 수 있다.

누가 로핑 영법을 가르쳐준게 아니다. 황선우는 수영을 시작할 때부터 자연스럽게 로핑 영법을 익혔다. 어떻게 하면 물 속에서 더 빠르게 헤엄칠 수 있는지를 본능적으로 터득했다. 물을 오르내리는 천부적인 리듬감에 물 속에서 추진력을 내는 강한 키킹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영 스타’의 등장을 신고했다.

도쿄|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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