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코로나19가 불러온 국제대회 공백..한국양궁에 호재였을까

안홍석 2021. 7. 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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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국제대회 공백은 한국 양궁에 호재였을까.

명지도자 출신의 양궁 행정가인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2020 도쿄 올림픽 개막 직전 연합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탓에 국제대회를 치르지 못한 게 매우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결과만 놓고 보면, 코로나19와 그에 따른 국제대회 공백은 한국 양궁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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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응원석 향해 인사하는 궁사들 (도쿄=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6일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우승한 김제덕(왼쪽부터), 김우진, 오진혁이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 시상대에서 응원석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2021.7.26 handbrother@yna.co.kr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국제대회 공백은 한국 양궁에 호재였을까.

명지도자 출신의 양궁 행정가인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2020 도쿄 올림픽 개막 직전 연합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탓에 국제대회를 치르지 못한 게 매우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림픽 직전에 국내에서 열린 2021 아시아컵을 제외하면 1년 반 넘게 국제대회를 치르지 못한 상황이었다.

장 부회장은 6명의 대표 선수들이 아무리 '세계 최고'라 해도 오랜만에 올림픽같은 큰 무대에 섰을 때 얼마나 실력을 발휘할지는, 전례가 없기 때문에 예상조차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궁사들 (도쿄=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우승한 김제덕, 김우진, 오진혁이 은메달, 동메달리스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7.26 handbrother@yna.co.kr

"해 봐야 알 수 있다"는 게 장 부회장의 유일한 '확답'이었다.

한국은 현재까지 치른 3종목,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모든 종목에서 남녀 대표 선수들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며 시상대 정상에 섰다.

지금까지 결과만 놓고 보면, 코로나19와 그에 따른 국제대회 공백은 한국 양궁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나라 선수들이 국제대회를 경험하지 못하는 동안, 한국 올림픽 대표선수들은 올림픽 대표로 선발되지 못한 일반 국가대표 선수들과 수차례에 걸쳐 자체 평가전을 치렀다.

[올림픽] 양궁단체, 남자대표팀 금빛 응원 (도쿄=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여자 대표팀 등 한국 응원단이 응원전을 벌이고 있다. 2021.7.26 xyz@yna.co.kr

일반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 대표 선수들과 실력차가 '종이 한 장' 차이다.

이번 올림픽 무대에 오른 남녀 100여명의 궁사 중 한국 선수 6명만 '올림픽 레벨' 이상의 경쟁을 경험하고 도쿄로 온 셈이다.

중국 대표팀을 이끄는 한국 출신 이왕우 감독도 코로나19가 한국 선수들과 다른 선수들 간의 격차를 더 크게 벌리는 결과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이 감독은 "원래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노렸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제자들의 실전 감각이 너무도 떨어져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중국은 여자대표팀은 단체전 16강전에서 벨라루스에 져 조기 탈락했다.

이왕우 감독 [신화=연합뉴스]

당시 중국 선수들은 총 24발 중 10점을 5번밖에 못 쐈다. 6점까지 한 번 쐈을 정도로 경기력이 기대 이하였다.

그런데 27일 열린 개인전 64강, 32강전에서는 그때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원래 이렇게 쏠 수 있는 아이들이다. 이제 적응이 좀 된 것 같다"면서 "한국 선수들은 평가전만 치러도 매우 높은 수준의 경쟁을 경험하게 되는데 다른 나라는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양궁의 저변이 코로나19 시대, 다른 나라들과 더 큰 격차를 불러온 것이다.

물론 발 빠르게 TV 중계까지 이뤄지는 자체 평가전을 기획해 '기회'를 '호재'로 만든 양궁협회의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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