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신연락선 복원은 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한반도 국면전환 신호탄?

박수찬 2021. 7. 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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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상봉·방역 협력 우선 재개.. 대북제재로 실질 성과 난망
文정부, 내년 대선 전에 성과 필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총력
DMZ내 전사자 유해 공동 발굴 등
군사합의 미이행 조치들 논의할 듯
北 대면접촉 꺼려 화상회의 등 추진
남북이 통신연락선을 재가동한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우리측 연락대표가 북측 연락대표와 통화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북한이 지난해 6월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차단했던 남북 통신연락선이 27일 복원되면서 교착국면이었던 남북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9·19 군사합의 추가 이행을 포함한 남북관계가 급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가능할까

북한은 대남 관계 전환이 필요할 때마다 연락 채널 차단과 복구를 반복해 왔다. 한반도 긴장이 필요한 시기에는 통신연락선을 끊었고, 남북관계 개선 가능성이 있을 때는 복원을 했다.

우리 측이 2016년 2월 개성공단 운영을 중단하자 북한은 통신연락선 차단으로 맞섰다. 이후 2018년 1월 복구됐는데, 이는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진 한반도 정세 변화의 신호탄이었다. 북한이 13개월여 만에 연락 채널을 복원하면서 남북관계가 대화 국면으로 바뀔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통신연락선들의 복원은 북남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연락채널의 복원은 회담 등 양측 접촉이나 협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남북관계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사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협력 등 남측이 제안했으나 북측의 호응이 없어 진척을 보지 못하던 사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통신선이 복원되면서 합의를 이행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실질적인 대화나 교류 협력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핵 문제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지원을 하기도 어렵다. 연락 채널 복원은 할 수 있지만 대화와 교류로 연결되기에는 제한이 많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화상을 통한 비대면 정상회담 등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년 대선을 앞둔 문재인정부가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남북, 북·미 관계 분야에서 빠르게 성과를 거두려면 정상 간 만남이 필수라는 점에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연락채널 복원이 남북간 화상 정상회담 개최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남북대화 재개로 북·미 대화 재개에 기여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한계가 있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 이익을 고려하는 절충점을 중국과 함께 공동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9·19 군사합의 추가 이행 논의 가능성

정부와 군 안팎에서는 9·19 군사합의 추가 이행 논의가 남북 대화 재개를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높은 수준의 코로나19 방역체계를 유지하는 북한이 인도적 협력 등에 당장 나서기는 어렵다”며 “단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 9·19 군사합의”라고 말했다.

남북은 9·19군사합의를 통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자유 왕래, 강원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등 비무징지대(DMZ) 6·25전쟁 전사자 유해 공동발굴 등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연락채널 복원으로 JSA 자유왕래 등에 대한 협의 과정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감염을 경계하는 북한이 남측과의 대면 접촉이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비대면 방식으로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이유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화 채널을 복원하려면 코로나19 상황이라는 제약조건을 슬기롭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대면 접촉이 제한되니 남북 대화를 원활히 하도록 화상회의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군사공동위는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효과가 크다.

박수찬, 이도형, 구윤모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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