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채영·장민희·안산..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남정훈 2021. 7. 2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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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는 가장 든든했던 동지가 오늘부터는 가장 위협적인 적이 됐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혼성전과 남녀 단체전까지 금메달 3개를 싹쓸이한 양궁 대표팀이 이제 개인전 석권까지 노린다.

안산은 지난 25일 단체전 금메달 획득 뒤 "올림픽 목표는 단체전 금메달이었다. 개인전은 운에 맡기려고 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개인전 금메달이 욕심나지 않을 리 없다.

안산이나 강채영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장민희도 단체전에서 침착한 경기력을 통해 금메달에 큰 기여를 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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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휩쓴 韓, 개인전 돌입
서로에게 가장 강력한 경쟁자
3관왕 노리던 김제덕은 탈락
男 오진혁·김우진 2관왕 도전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안산, 장민희, 강채영이 25일 오후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우승,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어제까지는 가장 든든했던 동지가 오늘부터는 가장 위협적인 적이 됐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혼성전과 남녀 단체전까지 금메달 3개를 싹쓸이한 양궁 대표팀이 이제 개인전 석권까지 노린다.

2020 도쿄올림픽 양궁은 27일부터 개인전을 시작했다. 다만 시작은 삐걱거린 상황이다. 남자 랭킹라운드 1위 자격으로 개인전에 가장 먼저 나선 김제덕(17)은 랭킹 라운드 64위로 최하위인 아레네오 데이비드(말라위)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6-0(30-24 27-25 27-20)으로 완파하고 32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이어 열린 32강에서 김제덕은 플로리안 운루(독일)에게 3-7(30-28 27-27 27-28 26-27 28-29)로 의외의 일격을 맞아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도쿄올림픽 첫 도전을 마무리했다.

김제덕이 개인전 첫날 탈락하면서 이제 개인전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관전포인트는 여자 양궁 안산(20)의 한국 선수 하계 올림픽 사상 첫 3관왕 달성 여부다. 지난 23일 예선 랭킹 라운드에서 총 680점을 쐈던 안산은 1996 애틀랜타에서 리나 헤라시멘코(우크라이나)가 세웠던 올림픽 기록(673점)을 가뿐히 넘어섰다. 안산은 지난 25일 단체전 금메달 획득 뒤 “올림픽 목표는 단체전 금메달이었다. 개인전은 운에 맡기려고 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개인전 금메달이 욕심나지 않을 리 없다. 집중력이 강하고 실수를 한 이후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이 강점으로 꼽히는 안산으로서는 지금의 기세만 이어간다면 충분히 3관왕에 오를 수 있다는 평가다.

안산의 금메달 경쟁자는 내부에 있다. 2016 리우 올림픽 당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딱 1점차로 4위에 그치며 탈락해 ‘비운의 궁사’라 불렸던 강채영은 이번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통해 그 꼬리표를 뗀 상황이다. 리우 올림픽 대표선발전 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강채영은 이후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등에서 맹활약하며 기량을 회복했다.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692점), 혼성(1388점)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수립했고,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과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미뤄지면서 한 번 더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 모두 1위를 통과한 만큼 개인 기량에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안산이나 강채영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장민희도 단체전에서 침착한 경기력을 통해 금메달에 큰 기여를 한 선수다. 개인전 금메달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히든 카드로 꼽힌다.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김제덕(오른쪽부터), 김우진, 오진혁이 26일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시상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김제덕의 충격적인 탈락으로 남자 개인전은 ‘형님’들의 손에 달리게 됐다. 양궁 대표팀의 ‘큰형’ 오진혁(40)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양궁 최초로 올림픽 개인전을 제패한 선수다. 강철 멘털이 강점인 오진혁은 지난 26일 단체전 결승에서 금메달을 결정짓는 마지막 화살을 쏜 뒤 결과를 보지도 않고 “끝”이라는 말을 내뱉었고, 그 화살은 그대로 10점에 꽂혔다. 오진혁의 강한 멘털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선수 최고령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한 오진혁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무대에서는 은퇴할 것임을 이미 밝힌 상황이다. 개인전 금메달을 거머쥔다면 궁사로서 가장 멋진 마무리를 장식할 수 있다.

김우진(29)은 2016 리우에 이어 2020 도쿄까지 올림픽 2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남자 양궁 대표팀의 최고 적수는 세계랭킹 1위인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이 꼽힌다. 엘리슨은 국제대회에서 심심찮게 한국 선수들을 잡아 ‘태극궁사 킬러’라는 별명을 보유한 선수다. 그런 엘리슨의 천적이 바로 김우진이다. 김우진은 엘리슨과의 맞대결에서 6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도쿄=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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