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한국 양궁..위기의 순간에 '숨은 공신'들 나타났다

2021. 7. 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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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철 前 양궁 총감독의 '금메달 뒷이야기'

◆ 2020 도쿄올림픽 ◆

문형철 전 감독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사상 첫 양궁 전 종목 금메달(4개)을 이끌었다. 현재 예천군청 실업팀 감독을 맡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 매일경제 자문위원으로 양궁 선수단 관전기를 전한다.

한국 양궁대표팀이 26일까지 치러진 양궁 세 종목을 모두 제패하는 과정에서 가슴 졸이는 순간은 있었다. 활시위가 당겨지는 순간까지 선수들이 너무 긴장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국민이 많은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 우리 대표팀은 그 모든 상황에서 수없이 많은 활을 쏴온 선수들이다.

지금 올림픽에서 맹활약 중이지만 대표팀에 선발된 6명 선수는 도쿄로 이동하기 전까지 훈련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통상 대회 전까지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전국에 있는 실업팀이나 대학팀들과 꾸준히 경기를 치러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대표팀 고민이 깊어지고 있을 때 뜻밖의 조력자들이 나왔다. 수차례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며 최종 6인에 아쉽게 뽑히지 못했던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그들은 흔쾌히 실전 연습 요청에 응했고, 기꺼이 대표팀 선수들의 경쟁 상대가 돼 활을 쐈다. 종이 한 장 차이로 떨어졌던 경쟁자들의 등장은 대표팀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우리나라 양궁 대표 선발전은 가혹하기로 정평이 났다. 선발 기준은 오로지 점수다. 전 대회 금메달리스트여도 떨어진다. 한번 떨어지면 다시 올림픽에 나서기까지 4년을 기다려야 한다. 4년 뒤에 더 잘 쏜다는 보장은 없다. 그사이 강력한 경쟁자들이 계속 등장한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올림픽이라는 최고 무대에 설 기회를 놓친 선수들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하지만 그들은 한마음이었다. 한국 양궁을 대표하러 가는 동료들이 '세계 최강' 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왔다. 그들 중 한 선수가 대답했다. "나도 언젠가 나라를 대표할 기회가 오면 저런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세계 최강의 비결'은 단순명료하다. 선수들은 최고의 무대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는 것만 생각한다. 그 옆에 선 모든 이는 선수들의 화살이 실력대로 날아가는 데 방해가 될 만한 모든 외부 변수를 최소화시킨다. 대한양궁협회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올림픽 때마다 현지 대회장과 똑같은 환경의 훈련장을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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