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식량 백신지원 물꼬트나..남북 화상정상회담 가능성도
文·김정은 4월부터 친서 교환
임기말 평화프로세스 돌파구
남북 화상정상회담 가능성도
통일부 "개성사무소 폭파 등
남북 현안은 향후 논의할 것"
정상간 핫라인은 재가동 못해
北 경제난에 민심이반 가능성
남북 대화로 돌파구 모색한듯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판문점 내 남북 통신선을 운영하는 통일부는 27일 북측과 직통 통화를 진행했다. 판문점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기계실 간 실무자들끼리 기술적 점검 차원에서 간략한 통화가 이뤄졌고, 공동연락사무소에서는 남북 연락대표가 본래 오전 10시에 통화를 시도했으나 기술 점검에 시간이 소요돼 실제 통화는 오전 11시에 이뤄졌다고 통일부 측은 밝혔다. 판문점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통신연락선뿐 아니라 군 통신선도 이날 모두 복원됐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북한이 지난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것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요구 또는 북측의 사과 또한 없었다. 이 대변인은 "통신선 복원 조치부터 취한 것"이라며 "남북 간에 단절된 연락선이 복원됐기 때문에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을 포함한 남북 간 현안, 쌓여 있는 문제는 앞으로 논의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남측 탈북민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빌미로 지난해 6월 9일 남북 간 모든 연락 채널을 일방적으로 차단한 데 이어 16일에는 개성에 있는 남측 자산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후 현재까지 이에 대해 어떠한 사과 의사도 없었다.
북한이 전향적으로 남북 간 통신 채널을 복원한 데에는 북한의 경제난과 이에 따른 북한 주민들의 민심 이반 가능성이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현재 대북제재, 코로나19에 따른 강력한 국경 봉쇄 조치, 태풍으로 인한 수해 등 '삼중고'로 경제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최근 폭염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전망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면초가인 북한은 지금 협상이 절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이 같은 조치를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이유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백신 등 보건 분야 협력과 인도적 지원 제안에 응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현재 북한의 심각한 상황을 고려해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이 거절해 왔다"며 "대화가 재개된 이상 인도적 지원도 진행되고 남북 간 영상 정상회담도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통신선 단절에도 불구하고 친서 교환을 통해 대화의 끈을 이어 왔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앞서 지난 1월 제안했던 남북 비대면 정상회담이 가시화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남북 정상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하면서 남북 간 관계 회복 문제로 소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오랜 기간 단절된 데 대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조속한 관계 복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통신선 복원 그 자체가 대화 재개는 아니다"며 "남북 관계 복원을 위해선 갈 길이 먼 상황이라 북한의 수락 배경, 연락선 복원의 의미, 다음 조치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당장 8월로 예정돼 있는 한미군사연합훈련 역시 골칫거리다.
한편 이날 취임 1년을 맞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본인 SNS에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기사를 게시하고 "통일부 장관 취임 1주년. 그리고 7·27 정전협정 68주년. 좋은 소식을 전한다"면서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개성공단, 이산가족 상봉 등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짤막한 소감을 전했다.
[한예경 기자 / 임성현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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