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정종진·임채빈 드디어 맞붙나?

김문석 기자 2021. 7. 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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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최근 벨로드롬의 고수들을 차례대로 꺽으며 ‘도장깨기’에 나선 임채빈이 마침내 ‘경륜 황제’ 정종진과의 대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임채빈은 한국 사이클(남자 단거리) 사상 첫 세계대회에 입상할 만큼 국가대표로 엘리트코스만 밟아온 선수다. 2015년 2018년 각각 기록했던 200m와 1㎞ 신기록은 아직도 그의 몫이다. 단거리 종목에 있어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불세출의 스타인 셈. 축구로 치면 두 선수는 호날두 메시와 비견될 만큼 시쳇말로 경륜계에선 신계급으로 통한다.

임채빈 선수


온라인 발매 그리고 임채빈의 활약은 코로나로 인해 오랜 기간 동안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의 터널과도 같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팬들에게는 한줄기 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정종진 임채빈의 대결은 그만큼 아끼는 카드였을 것이다. 이왕이면 많은 관객이 스피돔에 운집했을 때의 대결이 효과적이긴 하나 코로나로 인한 기나긴 침체기를 단박에 벗어나고 흥행몰이 할 수 있다면 두 선수의 맞대결이 빨리 이뤄져야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온라인 발매 기념 특별대상경륜서 맞대결 가능성 높아

이르면 다음달 8월 6일부터 사흘간 펼쳐지는 ‘온라인 발매 Speed-On 기념’ 특별대상경륜에서 두 선수의 맞대결을 볼 수 있을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 또 어떤 경기 양상이 펼쳐질까? 이 부분에 대해선 전문가들 그리고 팬들. 현 선수들까지 갑론을박에 한창이다. 어느 쪽도 일방적으로 손을 들어줄 수 없을 만큼 호각지세. 특히 경륜이 스프린트처럼 1:1 대결이 아닌데다 선수마다 경주 주행습성이 다르고 이에 선호하는 전법도 다양하기 때문에 당일 편성, 전개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경륜 원년 전문가로 활약 중인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이 두 선수의 대결을 상황별로 요약, 승패를 나눈 것이 있어 주목을 받는다.

우선 그는 경륜이 1:1 대결은 아니지만 임채빈은 강자를 견제하지 않는 즉 정면 승부로 일관중이기고 대열을 단순화 시킬만한 폭발력을 갖추고 있어 정종진과의 경기도 사실상 1:1 양상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주장이다.

정종진 선수


가장 확률 높은 시나리오는 각자의 장점으로 꼽히는 임채빈의 선행과 정종진의 마크 추입 작전으로 맞부딛치는 것으로 봤다.

일단 우승 확률은 50:50 백중지세. 원론적이지만 그래도 하나를 선택하다면 정종진의 승을 내다봤다. 다만 여기서 정종진이 미세한 즉 타이어 차이처럼 가까스로 넘어선다면 이는 단순한 1승일뿐 진정한 승리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다. 적어도 앞바퀴의 반 이상은 앞서놔야 정종진 시대가 지금도 진행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반대로 임채빈이 만약 선행을 나섰음에도 불구 정종진의 추입을 막아냈다면 이는 말이 필요 없이 상황 종료다. 경륜에서 한 바퀴 이상의 선행으로 마크추입을 이겨내는 것은 기량적인 월등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명제라 볼 수 있어서다.

물론 한 두 경주는 경기 중 작은 실수 또 컨디션 난조에서도 희비가 엇갈릴 수 있지만 이런 경기 내용은 특히 정종진의 입장에서 잃을게 더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경기도 광명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경주에서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선행 대 선행 또는 젖히기 대 젖히기

두 선수가 동시에 선행 대 선행 젖히기 대 젖히기로 즉 정면 승부 양상을 보일 경우도 가정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자력 승부 횟수나 평균 시속은 임채빈이 살짝 우세하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런 경기 양상에선 정종진도 굳이 불리할게 없다는 쪽이다.

물론 당일 편성을 미리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변이 없는 한 친 정종진 세력이 다수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정종진은 작전 능력에서도 임채빈에 우위란 것이 중론이다.

만약 이런 숫적 우세를 발판으로 먼저 진로를 트고 또 후위 선수를 임채빈 견제 카드로 쓴다면 승부가 의외로 빨리 결정 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위험성도 부담도 서로에게 많고 위치 선정의 장점이 있는 특히 막판 결정력이 특화된 정종진이 이런 무리수를 둘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마지막으로 추입 대 추입 대결도 있고 역으로 정종진의 선행, 임채빈의 추입 승부도 가능성이 제로라곤 볼 수 없다. 전개에 따라 원치 않는 작전을 구사하는 경우가 특히 큰 경기에선 많기 때문. 하지만 잘 그려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임채빈이 이런 작전을 선호하지도 않을뿐더러 아직까지 기록은 물론 눈으로도 전혀 검증된 바도 없기 때문이다.

기세를 보면 여타 SS반을 초토화시킨 임채빈이 대단한 게 맞지만 여러 가지 전개를 상상해볼 때 정종진의 입장도 결코 불리할 게 없다는 결론이다.

박창현 전문가는 “단순히 길게 또 흥행적인 요소로만 본다면 첫 번째 시나리오가 가장 좋다. 일단 정종진이 추입승을 거두면서 내용상 호각세를 보인다면 그 이후 각자의 우승을 위한 여러 상황이나 물고 물리는 다양한 작전들이 계속해서 펼쳐질 수 있다는 것. 덕분에 더 많은 대중의 관심 속에 명승부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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