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저비터 발차기로 결승 간 이다빈 "이런 경기 살면서 처음"
“이런 경기는 처음입니다. 무조건 이기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승패를 바꿔준 것 같습니다.”
종료 버저와 함께 이뤄낸 기적 같은 역전승. 드디어 노골드 부진을 끝낼 기회가 왔다. 이다빈(25)이 도쿄올림픽 한국 태권도 대표팀 중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다.
이다빈은 27일 열린 도쿄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 초과급 준결승전(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이 체급 최강자 비안카 워크던(영국)을 25대24로 꺾었다. 워크던은 올림픽 참가자 중 랭킹 1위, 이다빈은 5위다.
초반 경기는 대등하게 진행됐다. 이다빈은 고득점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며 2라운드까지 10-10으로 마쳤다. 3라운드 시작하자마자 머리 발차기 공격(3점)으로 다시 앞서갔고, 이후에도 계속 공격을 퍼부었다. 경기 막판 흔들리며 22-24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종료 버저가 울리기 바로 직전 머리 발차기 공격을 꽂아 넣어 극장 승리를 따냈다. 영국 코칭스태프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감싸쥐었고, 한국 벤치에선 환희의 함성이 울렸다. 이다빈을 응원하던 대표팀 동료들도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환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선 이다빈은 “상대가 강자인 만큼 정말 분석을 많이 하고 나왔다. 높은 벽이지만, 태권도 종주국의 선수로서 자존심이 걸려 있었다. 또 올림픽을 위해 긴 시간을 달려왔다. 절대로 지고 싶지 않았는데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다빈은 상대 눈빛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경기 시작 전 악수할 때와 달리 2라운드 들어설 때 상대 눈빛이 많이 흔들리더라.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이긴다고 생각하고 악착같이 했다”고 했다.
버저와 함께 나온 역전 발차기에 대해선 “지는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 이미지 트레이닝은 자주 해왔지만 이렇게 1초 남기고 뒤집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긴박함이나 초조함을 느낄 시간조차 없었다. 지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득점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차고 넘어지면서 시간을 보니 1초에서 0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때 득점이 성공한 걸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바뀐 순간이 슬로우모션처럼 눈에 들어왔다”고도 했다.
이제 이다빈은 오후 9시 30분 이번 대회 한국 태권도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날 전까지 태권도 대표팀은 장준이 남자 58kg급에서 동메달을 따냈을 뿐, 은·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이다빈에 이어 남자 80kg 초과급 준결승에 나선 인교돈(29)도 데얀 게오르기예프스키(북마케도니아)에게 6대12로 져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이다빈은 “결승에 올라온 세르비아 선수에게 한 번 진 적이 있지만, 평소 하던 대로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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