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성장' 샴페인 터뜨리는 인도 [우리가 모르는 인도 (12)]

2021. 7. 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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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지난 7월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쟁 촉진에 관한 행정명령 조치를 내리면서 인도가 향후 5년간 ‘메가 성장주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 인포시스(Infosys), 에이치씨엘(HCL) 같은 인도의 대형 정보통신(IT)서비스 기업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클라우드 및 기타 IT 관련 기술을 채택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해 이미 두 자릿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타타컨설턴시서비스 첸나이 사옥/TCS 홈페이지 갈무리


사이버 보안 강화, 빅테크 규제 등으로 IT서비스 수요가 더욱 늘어나면서 앞으로 구인난은 더욱 커질 것이고, 결국은 인도의 IT서비스 기업에 아웃소싱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인도 IT 기업들, 15만명 신규채용 예정

인도의 상위 4대 IT기업인 타타컨설턴시서비스, 인포시스, 에이치씨엘, 와이프로 등은 최근 12만명을 고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견기업인 엘티아이(LTI)와 마인드트리(Mindtree)의 신규채용까지 포함하면 인도의 IT기업은 올해 총 15만명을 고용할 예정입니다. 이들 주요 4대 IT기업은 약 1500억달러 규모인 인도 IT서비스 산업 수익에 3분의 1을 기여하고 있습니다. 인도 주식시장인 봄베이주식거래소(BSE)에서 기술산업이 2번째로 큰 2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면, 인도 IT산업의 성장은 인도 경제 성장의 중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이 일자를 잃기도 했지만, IT서비스 분야에서는 주로 경력 2~10년의 사람들을 새로 뽑고 있고, 신규채용은 내년에도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우리나라도 IT 기술 인력 구인난이 점점 심해지듯, 인도 역시 고급기술과 관련된 전문인력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어디서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의 이직률 또한 높아졌습니다. 기업들은 인재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HCL의 경우 인재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3년간 최소 50%에서 100%의 현금을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인사관리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고, 최고 실적을 내는 사람에게는 벤츠 자동차를 제공하기까지 합니다.

매년 미국이 8만5000개의 신규 H-1B 비자를 발급하고 있는데 이중 70%를 인도인들이 발급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회계, 기술·엔지니어, 의료계 등 고급기술 분야 인력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인도에 체류하면서 취업비자를 신청하기도 하지만 미국에 유학을 가 있던 인도인이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면서 신청하는 미국 체류 인도인의 비자신청도 포함됩니다.

이민, 미국 대신 캐나다로

그런데 지난해에는 갑작스럽게 실직을 한 H-1B 비자 소유자들은 인도 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발이 묶여 곤란한 일을 겪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필자의 인도 지인 중에도 미국에 있는 친척들이 H-1B 비자 문제로 돌아오지 못해 고민 중이라는 얘기를 나누기도 했는데요. 많은 사람이 대안으로 캐나다를 선택했습니다.

(참고:BSE 시가총액 기준, 원화 환산) / 한유진 제공


(참고:캐나다 정부 발표자료 및 인도 기사 취합, 단위:명)/한유진 제공


실리콘밸리로 대표되는 높은 급여와 인도와 다른 미국의 문화는 인도 생활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미국 취업을 선호하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영주권을 얻기 위해 대기하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실업으로 언제 추방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커지면서 인도인들은 미국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캐나다를 선택하게 된 것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H-1B 비자를 소유한 엔지니어의 70%가 인도 또는 캐나다로 갔습니다. 캐나다에서 영주권을 취득한 인도인 수가 2016년 3만9705명에서 2019년 8만5585명으로 늘었습니다. 코로나19 봉쇄 이전인 2020년 6개월 동안에는 약 2만6615명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인도인들의 캐나다 이민 선호 추세는 팬데믹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라는 걸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민뿐만 아니라 캐나다로 유학을 가는 학생수도 2016년 7만6000명에서 2018년 17만2625명으로 127% 증가했지만, 미국으로 유학을 간 인도 학생들은 동일 기간에 25% 감소했습니다.

여기에는 캐나다 정부의 이민정책도 한몫했습니다. 전문인력 이민, 기술기능직 이민, 경험이민 등으로 구성된 영주권 심사 프로그램(Express Entry)은 인도인들에게 캐나다 이민을 훨씬 쉽고 매력적이게 만들었습니다.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 가족 초청, 학생비자 등도 인도인들이 캐나다 이민을 선택할 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했습니다. Express Entry로 이민을 간 직업군 중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정보시스템 분석가 및 컨설턴트,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이 상위 3위까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러한 현상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대내외적 변화로 보는 시사점

우리는 IT산업의 하드웨어 쪽에 강점이 있습니다. 대신 인도는 IT서비스를 주축으로 한 소프트웨어 분야에 강점이 있습니다. 이에 인도 정부는 하드웨어 분야 성장을 강력히 추진하며 한국 기업을 포함해 전자기기 및 부품, 통신장비, 반도체 등을 인도에서 제조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해당 산업 성장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인도가 IT서비스의 허브가 되는 움직임도 주시해야 하지만,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스타트업 기업을 세워 해당 산업을 선도하는 인도인들이 늘고 있는 점도 주목할 점입니다. 그 인도인들은 인도에 살지는 않지만, 자금을 인도 본국에 송금하는 이민자부터 기업 간의 협업 또는 투자 형태로 인도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기업가까지 다양합니다. 이들은 인도교민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협업 또는 경쟁을 해야 하는 인도인들의 범위가 상당히 넓게 분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정학적 위치 및 정치적 이유 등으로 인도의 위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IT기술 발전에 많은 인도인이 기여하는 것에 비해 인도 현지인들은 아직 혜택을 못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변화의 저변 곳곳에는 앞선 기술을 선도하는 글로벌 속의 인도인들이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인도 본토에서 어렵다면 해외에 있는 인도인·인도기업과의 협업도 우회전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유진 스타라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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