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일탈의 역설..퓨처스 자원에게 '기회의 문' 열렸다
[OSEN=창원, 조형래 기자] 전력의 30% 가까이를 차지한다고 봐도 무방한 4명의 선수들이 무더기로 이탈했다. 영원한 자리는 없다. 사령탑은 늘 주시했던 2군 자원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도 사령탑은 미래를 내다보며 나름의 계획들이 조금 당겨졌다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NC는 확고부동한 테이블세터(박민우, 이명기), 주전 3루수(박석민), 외야 1순위 백업이자 1순위 대타(권희동) 등 4명의 핵심 전력 없이 후반기를 치러야 한다. 원정 숙소에서 외부 지인들을 불러 술판 모임을 가졌고 이 모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졌다.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은 외부 지인을 매개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자가격리를 수행해야 했고, 이들로 인해 현장 직원 1명, 그리고 선수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무더기 밀접접촉자 발생으로 리그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NC를 향한 비판, 그리고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원죄를 물어야 했다. 코로나19가 이제는 일상에서 언제나 찾아올 수 있는 존재가 됐다. 감염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모범을 보여야 할 베테랑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것 자체로 비난 받기에 충분했다. 모임을 주도했던 4인방은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명목으로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팀은 74경기를 치렀고 올해는 시즌 아웃이 됐다.
리그 중단을 일으킨 것도 문제지만 동료들이 다시 모일 수 있는 시간도 허비시킨 4인방이다. 현장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뒤늦게 현장 보조 요원들의 밀접접촉자 분류가 시작됐고 선수단보다 자가격리가 뒤늦게 돌입했다. 주요 선수 및 코칭스태프의 자가격리는 21일에 해제됐지만 공식 훈련이 이보다 늦은 26일에 재개된 것 역시 현장 보조 요원들의 자가격리 해제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 이동욱 감독은 “리그에 민폐를 끼쳐서 죄송하다”라는 말을 했지만 이들 4명은 올림픽 브레이크 동안 착실한 후반기 준비를 해야 하는 팀 동료들에게 피해를 줬다. 다른 구단들은 이미 2주 동안 훈련을 하면서 실전 청백전도 펼치며 후반기 준비에 여념이 없지만 NC는 이제 감각 회복의 걸음마 단계다.
그래도 어떻게는 후반기는 치러야 한다. 양의지, 나성범, 알테어가 포진하고 있지만 이들을 앞뒤에서 보좌하던 자원들이 빠져나갔다. 밥상을 차려주고 뒤에서 뒷받침을 해줄 자원들이 사라졌다. 이 자리를 이제 젊은 선수들로 채워야 한다. NC는 30명의 선수단이 훈련을 재개했다. 사라진 자원들을 채워야 한다. 이 감독은 “4명의 선수가 시즌 아웃이 됐다. 다 빠져나갔다”라면서도 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 지금 있는 선수들 중에서 가장 좋은 조합을 찾아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정현, 정진기, 김주원, 박준영, 정현 등 이런 선수들을 보고 있다. 그 외에도 2군에서 보지 않더라도 추천이 들어오면 언제든지 부를 생각이다”라고 4명의 이탈 공백을 채울 복안을 전했다.
이동욱 감독은 꾸준히 2군을 관찰했다. 2군 경기장이 1군 경기장 바로 옆에 붙어있었기에 일정만 맞으면 1군 경기장보다 2군 경기장을 먼저 찾아서 미래 자원들, 그리고 재활 경기를 치르는 자원들의 몸 상태를 직접 체크했다. 2군 경기장 방문은 사실상이 루틴이 됐다. 이 감독은 “감독이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면서 2군 선수들이 동기부여를 가지기를 당부했다. 이 감독이 2군 경기를 항상 찾는 이유다. 결국 이 감독이 체크한 미래 자원들이 조금 빠르게 1군에 올라와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올해 2차 1라운더 내야수 김주원은 이동욱 감독의 꾸준한 2군 체크를 통해서 한 차례 ‘1군 투어’를 경험했고 후반기에는 좀 더 많은 출장 시간이 부여될 전망이다. 전반기 막판 콜업된 7년차 외야수 김기환도 2군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며 직접 콜업한 선수다. 또한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SSG와 트레이드를 먼저 단행하면서 일탈 선수들을 대체할 수 있는 정진기와 정현을 데려온 것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 정현은 이미 박민우의 슬럼프 기간 주전 2루수 자리를 맡으며 공백을 충실히 채우고 있었다. 여기에 팀의 유망주 랭킹 1위로 꼽을 수 있는 박준영은 이동욱 감독이 언제나 기대했던 자원이다. 이제는 좀 더 책임감을 갖고 경기를 치를 배경이 만들어졌다.
기약할 수 없는 미래는 없다. 그리고 영원한 것은 없다고 일깨웠다. 일탈을 범한 4인방의 자리를 채워야 할 대체 자원들에게는 그동안의 준비 과정을 직접 보여줄 기회를 잡게 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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