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만운이' 이성호의 행복했던 일주일 "이 행운, 평생 가져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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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유도 대표팀 81㎏급의 간판 이성호(한국마사회)는 이달 초 제주도 항공편을 알아봤다.
이성호는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뒤 TV로 올림픽 경기를 볼 자신이 없었다. 제주도에서 지내면서 피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성호는 평생 꿈꿔왔던 올림픽 무대를 그렇게 밟았다.
주변에선 올림픽 출전권을 추가로 얻은 여자 유도대표팀 한희주(KH그룹 필룩스)를 '천운(天運)이 따랐다'고 해서 '천운이', 이성호를 '천운보다 더 큰 행운을 따랐다'고 해서 '만운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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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생활 접으려고 했는데..다시 시작할 것"
(도쿄=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한국 남자 유도 대표팀 81㎏급의 간판 이성호(한국마사회)는 이달 초 제주도 항공편을 알아봤다.
여행 계획은 7월 24일부터 31일까지, 도쿄올림픽 유도 종목이 열리는 바로 그 시기였다.
이성호는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뒤 TV로 올림픽 경기를 볼 자신이 없었다. 제주도에서 지내면서 피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여행을 수일 앞둔 지난 20일 밤, 이성호는 평생 잊지 못할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기존 올림픽 출전 선수 중 한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결원이 생겼는데, 출전권이 차순위인 본인에게 주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이성호는 평생 꿈꿔왔던 올림픽 무대를 그렇게 밟았다.
주변에선 올림픽 출전권을 추가로 얻은 여자 유도대표팀 한희주(KH그룹 필룩스)를 '천운(天運)이 따랐다'고 해서 '천운이', 이성호를 '천운보다 더 큰 행운을 따랐다'고 해서 '만운이'라고 불렀다.
'만운이' 이성호는 강도 높은 체중 감량을 거쳐 27일, 일본 유도의 성지로 불리는 도쿄 일본무도관에 섰다.
이성호는 "다른 국제경기장은 매트만 깔려있는데, 무도관은 계단 5개를 올라가야 매트에 설 수 있다"며 "어찌나 긴장되던지 계단 한 개를 밟을 때마다 몇 톤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는 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32강전 첫 경기에서 긴장을 이겨내고 엘리아스 나치프(레바논·76위)를 업어치기 절반 2개로 무너뜨렸다.
거기까지였다. 이성호는 16강전에서 만난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3위)에게 안다리 후리기 한판을 내줬다.
이성호의 행복했던 일주일은 그렇게 끝났다.
경기 후 만난 이성호는 "정말 어렵게 얻은 기회라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아쉽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냈기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짧은 기간에 많은 몸무게를 빼야 했는데 힘들지 않았나'라는 질문엔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뒤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더 많은 몸무게도 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너무 늦게 올림픽 출전이 확정돼 준비 시간이 짧았다"며 "좀 더 좋은 몸 상태로 출전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사실 이성호는 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뒤 은퇴를 고려하고 있었다.
마침 소속 팀과 계약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그러나 올림피언이 된 이성호의 가슴은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라며 "이번에 받았던 행운을 평생 가져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성호는 활짝 웃었다. 패배자의 표정이 아니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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