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자가 된 비주류 "내가 외로운 LGBT의 희망이 되길" [도쿄올림픽]
[스포츠경향]
2008 베이징 올림픽부터 네 차례의 도전 끝에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영국 다이빙의 ‘전설’ 톰 데일리(27)가 자신과 같은 성소수자들에게 위로와 희망,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데일리가 메달 시상대에서 흘린 눈물에서 그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기쁨과 절망이 느껴졌다고 27일 보도했다.
데일리와 매티 리(23)는 지난 26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다이빙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10m 플랫폼에서 471.81점을 받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2위 중국(470.58점)을 불과 1점 차로 제친, 극적인 승리였다.
2008년 베이징 대회를 통해 올림픽에 데뷔한 데일리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그는 이번 도쿄 대회에서 마침내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리는 올림픽 첫 출전에서 바로 금메달을 따내는 영광을 누렸다. 메달 시상대에 오른 데일리는 영국 국가 ‘신이여 여왕을 구하소서’가 텅 빈 경기장에 울려퍼지는 동안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이 눈물은 영국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가디언은 “데일리는 17세이던 2011년 아버지를 뇌암으로 잃었고, 2013년 당시 영국 스포츠계에선 드물게도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공개해 이런저런 소동을 겪었다”며 “데일리의 눈물은 지난 13년간 그가 견뎌 온 모든 희망과 실망, 절망과 기쁨의 정점”이라고 썼다.
데일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자신이 느낀 감격을 고백했다. 그는 “내가 게이이고 올림픽 챔피언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어렸을 때는 별 볼 일 없는 내가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내가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는 건 여러분도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데일리는 성소수자로 사는 게 쉽지 않았다는 것도 털어놓았다. 그는 “2013년 커밍아웃을 했다. 어렸을 때 나는 항상 혼자이고 남들과 다르고 이 세상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느꼈다”며 “지금 외롭다고 느끼고 있는 LGBT(성소수자) 청년들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여러분은 무엇이든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와 호흡을 맞춘 리에게도 도쿄는 꿈을 이뤄준 도시가 됐다. 리는 “나는 데일리의 열렬한 팬이었다. 9세 때 데일리를 만나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며 “나는 그를 우러러보던 어린 아이였다. 지금 우리는 최고의 동료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고 말했다.
30대를 향해 가고 있는 데일리는 은퇴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굉장히 많은 노력과 헌신을 운동에 쏟아붓는다. 네 번의 시도 끝에 올림픽 챔피언이 된 것은 정말 특별한 기분”이라며 “일단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겠지만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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