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기만 하다 '광탈'했지만 "난 챔피언"..통가에 근육맨 말고 태권소녀도 있다 [도쿄올림픽]
[스포츠경향]
통가는 올림픽에서 ‘근육맨’으로 유명하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회식에서 통가 기수로 나선 피타 타우파토푸아(38)가 상체를 벗은 채 오일을 잔뜩 바르고 근육을 자랑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타우파오투아는 바로 태권도 선수다.
2020 도쿄올림픽의 통가는 또 한 명의 태권도 선수로 주목받았다. 통가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한 여성 태권도 선수 말리아 파세카(21)다.
파세카는 여자 67㎏급에 통가 대표로 출전했다. 개회식에서는 피타와 함께 기수를 맡았고, 지난 26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멧세홀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다. 단 1점도 뽑지 못하고 빛의 속도로 탈락했다. 그래도 활짝 웃어 주목받았다.
파세카는 이날 1라운드에서 로렌 윌리엄스(영국)에게 0-11로 졌다. 상대는 2018·2019년 유럽 챔피언이었다. 몸통 주먹 공격 세 번에 돌려차기로 머리를 맞아 총 11점을 내준 동안 파세카는 득점 없이 감점만 세 번 당했다. 파세카가 머리를 맞은 뒤, 심판은 결국 더 이상 경기가 안 되겠다고 판단해 경기를 중단시켰다. 파세카는 RSC패를 당했다.
오후에는 패자 부활전 기회를 얻었다. 이번에는 2019년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헤다야 말라크(이집트)와 붙었다. 페사카는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며 10번이나 한계선 밖으로 밀려나 10차례 감점 당한 끝에 반칙패를 당했다.
파세카의 고국인 통가에는 태권도 선수가 거의 없다. 검은 띠를 가진 여성 태권도 선수는 5명뿐이다. 그 중 한 명인 파세카는 당연히 고국에서는 챔피언이다. 2012년 태권도를 시작해 지난해 오세아니아 챔피언십에서는 8강까지 올라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단 1득점도 하지 못한 채 맞고 넘어지기만 반복하다 끝났지만 환하게 웃었다.
파세카는 “고국에서는 내가 최고다. 우승하는 데 익숙했는데 오늘은 계속 맞기만 했다. 이런 경기는 처음 해봤다. 1라운드에서는 (헤드킥 맞고) 거의 기절할 뻔했다”며 “계속 넘어졌지만 계속 일어났다. 잘 하지도 못했고 졌지만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럭비 외에는 대중화된 스포츠가 많지 않은 통가에서 여성으로서 발차기를 해야 하는 태권도 선수는 좋은 시선을 받지 못하지만 파세카는 올림픽까지 출전한 것 자체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 파세카는 “통가에서는 태권도 하는 선수가 많지도 않고 대부분 남자뿐이다. 더 많은 여성들이 태권도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쿄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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