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 세계에 이름 알렸다"..다른 길 걷는 효자종목 양궁-태권도
[앵커]
도쿄올림픽이 대회 닷새째를 맞았습니다.
양궁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낸 우리나라는 이제 다른 종목으로 금맥 캐기를 옮겨갈 채비를 갖춰야 하는데요.
아직은 소식이 없습니다.
취재기자와 올림픽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김상익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오전에 황선우 선수가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출전해 기대를 모았는데 아쉽게 메달은 따지 못했어요?
[기자]
너무나 아쉬운 레이스였습니다.
한국 수영이 9년 만에 올림픽 결승 무대에 올랐는데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습니다.
황선우 선수, 8명의 결승 진출자 중에 6위로 7번 레인을 배정받고 힘차게 출발했는데요.
초반 레이스는 완벽했습니다 1위로 계속 레이스를 이끌었고요.
절반인 100m를 돌 때 기록이 49초대 였거든요.
본인의 평소 페이스보다 0.3초가 빠른 기록이었고, 2위에 0.47초 앞선 기록이었습니다.
150m 구간까지도 선두를 유지했는데 마지막 '마의 구간' 50m를 남기고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최종 성적은 1분 45초 26으로 7위를 기록했습니다. 1위 영국 선수와의 1초 정도의 차이가 났습니다.
[앵커]
너무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어요. 막판 체력이 문제였죠?
[기자]
황선우 선수, 예선에서 한국신기록을 작성한 뒤에 어제 준결승에서는 회복시간이 좀 부족해서 기록이 1초 정도 늦어졌었는데요.
오늘 경기는 그래도 하루를 쉬었기 때문에 기대를 했는데요.
의욕이 과한 대신에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처음 출전한 세계 대회에서 확실히 존재감을 알리면서 눈도장을 찍었고요.
성장세가 하루가 다른 선수기 때문에 머지않아 큰 일을 낼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번 대회도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으니까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앵커]
황선우 선수, 오늘 오후에도 경기가 있죠?
[기자]
오늘 저녁 7시, 자유형 100m 예선이 있습니다. 그리고 1시간 뒤 8시에 열리는 800m 자유형 계영 예선에도 동료들과 함께 출전해야 합니다.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는데 황선우는 이번 올림픽에 자유형 200m와 100m, 50m, 그리고 계영에 출전합니다.
미국 중계 시간 때문에 저녁에 예선이 열리고 오전에 결승이 열리는 형태라 역시 체력이 가장 걱정입니다.
어제도 8시간 만에 레이스를 하다 보니까 부담스러워 했거든요. 아직 18살이고 근육이나 근파워가 완성되지 않은 나이거든요.
황선우 선수의 서울체고 감독도 체력을 걱정했는데 들어보시죠.
[이병호 / 황선우 지도 서울체고 감독 : 10시간도 안 돼서 또 자유형 100m 예선 경기를 치러야 해서 제가 판단할 때는 100m 예선에서 준결승만 갈 수 있도록 해 준다면 준결승부터 또 흥미진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앵커]
어제 남자양궁이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는데요. 대표선수 3명의 신구 조화가 남다르더라고요.
[기자]
남자 양궁은 10대 고교생 김제덕, 20대 김우진, 그리고 40대 오진혁 선수가 한팀입니다.
맏형과 막내는 거의 두 바퀴 띠동갑입니다.
맏형이 중심을 잡아주고 필요할 때마다 세계 1위인 작은 형 김우진과 막내 김제덕이 10점을 쏘면서 어제 타이완을 6대0으로 누르고 이 종목 2연패를 완성했습니다.
2세트 6발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면서 60명 만점을 기록한 장면이 압권이었습니다.
[앵커]
결승도 결승이지만 일본과 준결승전은 슛오프까지 가서도 동점이었잖아요?
[기자]
슛오프 한 발씩을 쏜 점수마저 28점 동점이어서 결국 과녁 중앙에서의 거리를 측정해 결승 진출 팀을 가렸는데요.
김제덕의 10점이 중심에서 3.3㎝, 일본 가와타의 화살은 5.7㎝ 떨어져 있어서 불과 2.4㎝ 차로 희비가 갈렸습니다.
막내 김제덕을 어제 경기 영웅으로 꼽았던 팀 맏형 오진혁 선수 얘기 들어보시죠.
[오진혁 / 양궁 남자단체 금메달 : 코로나 때문에 올림픽이 1년 미뤄졌어요. 그러면서 저희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1년 더 번 상황이 됐고, 1년 사이에 선수들과 합을 맞출 수 있는 시간도 더 많았고, 저희가 선발전도 더 치열하게 치렀고….]
[앵커]
슛오프가 축구 승부차기보다도 잔인하다는 느낌이 들던데 과거 올림픽에서 우리가 슛오프로 메달을 따낸 적이 몇 번 있었죠?
[기자]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개인 결승에서도 그런 적이 있죠.
기보배 선수였는데 세트 포인트 5대 5에서 기보배 선수가 먼저 8점을 쏴서 '졌구나' 하고 실망하고 있었는데 멕시코 선수가 중앙에서 더 먼 8점을 쏴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리우 때는 구본찬 선수가 잇단 슛오프로 손에 땀을 쥐게 했는데요.
개인 8강에서 호주 선수와 역시 5대 5 동점에서 슛오프에 들어갔는데 10점을 쏴서 9점 쏜 상대에 승리했습니다.
이어진 4강에서도 슛오프에 가서 8점을 쏜 미국 선수를 누르고 결승에 갔고 결국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바로 이 슛오프 상황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한 발에 집중하는' 집중력 훈련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국내 훈련을 마친 야구대표팀이 드디어 어제 도쿄에 입성했다고요?
[기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의 신화를 썼던 야구대표팀이 격전지 일본에 도착했습니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서 2시간가량 입국 절차를 마치고 오후 3시쯤 입국장으로 빠져나왔습니다.
그동안 찬밥 대우를 받던 야구가 13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복귀했는데 다음 파리 대회에서는 다시 빠졌습니다.
언제 올지 모를 기회라서 선수들, 반드시 2연패를 이루겠다는 각오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모두 6개 팀이 참가하는데 우리는 모레 저녁 7시 이스라엘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릅니다.
최근 야구계의 불미스러운 일 때문인지 김경문 감독 각오가 어느 때보다 비장했습니다.
[김경문 / 올림픽 야구대표팀 감독 : 제가 말을 많이 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선수들과 말보다는 행동으로, 팬들이 경기 보시고 좀 시원할 수 있도록 한 경기 한 경기 온 힘을 불어넣겠습니다.]
[앵커]
성적으로 팬들 상처 난 마음 어루만져주길 바라고요.
올림픽의 전통적인 효자 종목 하면 떠오르는 게 양궁과 태권도인데 이번에서 전혀 다른 길을 걷는 것 같아요.
[기자]
"선수는 바뀌지만 한국의 통치는 계속될 것이다" 이게 외신들의 한국양궁을 보는 눈입니다
"선수들이 마치 커피를 마시기 위해 만난 듯한 여유로움을 보인다"는 표현도 있고요.
'무자비하다'는 약간은 질투성 기사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반면 6명이 출전한 태권도는 4명이 경기를 했는데 아직 금메달 없이 동메달만 하나를 따냈습니다.
외신들은 태권도가 아프리카와 중동 같은 소위 올림픽 '메달 소외국'들의 희망이 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앵커]
양궁이나 태권도 모두 지도자들도 세계에 많이 진출하는 공통점이 있는데 결과는 전혀 다르네요.
[기자]
리우 때 태권도에 우리 선수 5명이 나갔는데 금 2개 동 3개로 모두 메달을 땄습니다.
종주국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선 태권도 훈련 방식 등에 대해서 더 늦기 전에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오늘 마지막 두 체급 경기가 남았으니까 기대해 보겠습니다.
[앵커]
태풍을 뚫고 시원한 메달 소식 전해주길 기다려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상익 기자였습니다.
YTN 김상익 (si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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