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413일 만에 통신선 복원..판문점·軍·연락사무소 재개통(종합)

남북 "관계 개선·발전 기대"
매일 오전·오후 등 2차례 정기 통화 재개도 합의

남북한이 그동안 단절됐던 통신연락선 복원을 결정한 27일 서울역 대합실 TV에서 관련 속보가 나오고 있다. 2021.7.27/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최소망 기자,김정근 기자 = 남북한 당국이 27일 통신연락선을 복원했다.

북한 당국이 작년 6월9일 한국 내 일부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일방적으로 통신선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한 지 413일 만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11시 브리핑에서 "남과 북은 7월27일 오전 10시를 기해 그간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며 "남북 양 정상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하면서 남북 간 관계 회복 문제로 소통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단절됐던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북한도 이날 오전 11시5분쯤 관영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수뇌(정상)분들의 합의에 따라 북남 쌍방은 7월27일 10시부터 모든 북남 통신 연락선들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남북 간 통신선 복원 사실을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금 온 겨레는 좌절과 침체상태에 있는 북남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북남수뇌들께선 최근 여러 차례에 걸쳐 주고받으신 친서를 통해 단절돼 있는 북남 통신 연락통로들을 복원함으로써 호상 신뢰를 회복하고 화해를 도모하는 큰 걸음을 내짚을 데 대해 합의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남북한 당국 간의 가시적 접촉은 중단돼 있었으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간엔 적어도 3개월여 간 친서 교환이 이뤄져왔단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18년 9월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서명한 평양공동선언서를 교환하고 있다. 2018.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일각에선 남북 간 통신선 복원일인 이날(2021년 7월27일)이 한국전쟁(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제68주년이란 점에서 "나름의 상징적 의미를 담아 날짜를 택한 것 같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한 간의) 협의를 거쳐 합의가 이뤄진 시점에 (통신선 복원을) 발표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통일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남북한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각각 판문점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설치돼 있는 남북 간 통신선, 그리고 남북군사당국 간의 서해지구 군 통신선의 정상 작동 여부를 시험한 뒤 통화를 했다.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우리 측의 대북 전화통지문 발송에 주로 이용된다.

그러나 곧바로 개통이 된 판문점 통신선 및 서해지구 군 통신선과 달리,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은 기술적 문제로 오전 11시4분쯤 남북 연락대표 간 통화가 이뤄졌다고 한다. 또 동해지구 군 통신선의 경우 "기술적 문제로 연결을 지속 시도 중"이라고 국방부가 전했다.

통일부와 국방부는 남북 간 통신선 복원에 따라 이날 오후부터 매일 2차례에 걸쳐 북한 측과의 정기통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판문점과 남북연락사무소 통신선을 이용한 남북 간 정기 통화는 오전 9시와 오후 5시, 그리고 군 통신선을 이용한 정기 통화는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이뤄진다.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지 1년이 된 지난 6월16일 경기도 파주 접경 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지원센터. 2021.6.16/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일각에선 이번 남북 통신선 복원에 추후 당국 간 회담이나 심지어 정상회담까지도 화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이유로 외부와의 '대면 접촉'을 극도로 꺼리고 있단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청와대 박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남북 간에 하루속히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관계를 다시 진전시켜 나가자는 데에서도 뜻을 같이했다"며 "이번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이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한도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통신 연락선들의 복원은 북남관계의 개선·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앞서 남북 간 통신연락선 차단 1주일 뒤인 작년 6월16일엔 개성 소재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폭파했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 측은 서울에서 공동연락사무소 업무를 보고 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남북 합의에 따라 오늘부터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걸 환영한다"며 "남북 간 소통이 다시는 중단되지 않고, 복원된 연락선을 통해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고 합의사항들을 실천해 나갈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군 통신선이 정상화됨에 따라 남북군사당국간 '9·19 군사합의' 이행 등 군사적 긴장완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