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궁 코리아' 신화 뒤에 현대차

손재철 기자 2021. 7. 27.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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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자동차로 연마한 첨단 기술을 총동원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27일 현재까지 열린 3개 종목을 석권한 ‘한국 양궁 신화’ 뒤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술 지원’과 ‘양궁 사랑’이 있었다. 특히 고정밀 슈팅머신 등이 지원되면서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는 데 크게 도움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도쿄대회 석권’을 목표로 추진된 기술지원 프로젝트는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은 정의선 회장의 주도로 시작됐다.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연구개발(R&D) 기술을 접목하면 선수 기량을 한 단계 더 향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한국 양궁전용 고정밀 슈팅머신.


예컨대 2016년 리우대회 직후부터 양궁협회와 함께 다양한 기술 지원 방안을 논의해온 현대차는 이후 ‘첨단 센서 인식’, ‘고정밀 화살 탄착점 분석’ 등 양궁 연계 기술을 키웠고 딥러닝를 통한 인공지능 코치 기술까지 적용해왔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매번 고심해오는 것이 자신에게 꼭 맞는 ‘화살’을 선별하는 것인데, 이를 자동화하는 방법을 찾다가 양궁협회와 협의해 신무기인 AI 기반의 ‘슈팅머신’을 제작했다.

‘화살 선별’ 구동 방식도 독특하다. 우선 1차로 슈팅머신을 통해 불량 화살을 솎아 낸 뒤, 선수들이 직접 자신에 맞는 화살을 테스트하고 이어 화살의 ‘허리힘(스파인 Spine)’과 중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화살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프로세스를 거쳐 ‘선수 본인’은 경기 당일 사용하는 화살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게 됐고 이는 심리적으로도 자신감을 부여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딥러닝 비전 AI 코치



비접촉 영상 촬영 방식으로 선수들의 모습을 파악해 맥파를 검출, 심박수를 체크한다. 이 기술은 향후 운전자 안전주행 부분에 도 적용될 수 있다.


아울러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을 통해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비접촉 방식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해 이를 훈련 과정에서 적용해왔다.

선수 얼굴의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맥파를 검출, 심박수를 측정하는 장비로 첨단 비전 컴퓨팅 기술을 활용했다.

또한 정교한 심박수 측정을 위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선수 얼굴 영역을 판별하고, 주변 노이즈를 걸러내는 별도의 안면 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하기도 했다. 양궁 국가대표 코칭 스태프는 훈련 과정에서 축적된 심박수 정보와 점수 데이터를 연계해 선수의 심리적 불안 요인을 제거하는 데 적극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 기술도 ‘맞춤형 미래 기술’ 중 하나로 평가받아오던 영역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인공지능 AI 딥러닝 비전 기술을 활용해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영역별로 자동 편집하는 기술도 적용했다. 이에 선수와 코치는 최적화된 편집 영상을 통해 평소 습관이나 취약점을 집중 분석할 수 있었고, 이는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들이 선수들과 AI 업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맞춤형 그립



3D 스캔해 만든 개개인 선수별 맞춤형 그립


이 밖에 선수들의 손에 최적화된 그립을 3D 스캔해 3D 프린터로 제작한 부분도 돋보이는 부분이다.

통상적으로 선수들은 활의 중심에 덧대는 ‘그립’을 자신의 손에 꼭 맞도록 직접 손질하는데 현대차는 이를 선수 개개인에 맞는 수제품으로 가공해 제공했다.

‘1㎜’ 미만의 오차로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양궁 경기 특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다양한 미래차 개발 기술력이 동원된 것은 선수들의 실력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을 준 부분이다.

한편,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정몽구 명예회장부터 올해 양궁협회장에 재선임된 정의선 회장까지 현대차그룹은 37년간 비인기 종목이었던 양궁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왔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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