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가능성 보여준 황선우, 메달 보다 값진 경험 얻었다

27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 황선우가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수영의 새 희망 황선우(18·서울체고)가 비록 메달은 놓쳤지만 밝힌 희망을 보여줬다.

한국 경영 선수로는 2012년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결승에 오른황선우는 27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200ｍ 결승에서 1분45초26의 기록으로 8명 중 7위를 차지했다.

7번 레인에서 경기를 치른 황선우는 150m 구간까지 줄곧 1위를 유지하며 금메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첫 50ｍ 구간에서 유일하게 23초대(23초95)를 기록한데 이어 100ｍ 구간을 돌 때까지도 49초78을 찍었다. 결승에 나선 8명 선수 가운데 유일한 49초대 페이스였다. 이 페이스라면 세계 신기록 수립도 가능했다.

150m 지점까지도 나쁘지 않았던 황선우는 하지만 마지막 50m를 남기고 뒤로 순위가 밀렸다. 다른 선수들이 무섭게 스퍼트를 하면서 앞으로 치고 나간 반면 황선우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황선우의 마지막 50ｍ 구간 기록은 28초70으로 8명 가운데 가장 늦었다

결과적으로 초반에 오버페이스를 한 것이 막판 레이스에 영향을 미쳤다. 예선에서 세운 한국신기록 1분44초62에도 미치지 못했다. 예선 기록만 그대로 유지했어도 동메달이 가능했기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황선우도 경기를 마치고 첫 100m를 49초대에 찍었다는 얘기를 듣자 “49초라고요?”라고 반문한 뒤 “정말 오버페이스였네...”라고 혼잣말을 하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예선부터 결승까지 레이스를 통해 황선우가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서도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아직 큰 대회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레이스 운영에서 약점을 드러냈지만 스피드나 체력에선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레이스로 체력 및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을 확실히 깨달았다는 것은 황선우에게 큰 수확이다. 기량이 세계 수준까지 올라온 그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경험이다.

황선우는 경기 후 “150ｍ까지 페이스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오버페이스가 걸려서 마지막 50ｍ 후반에 뒤처진게 아쉽다”면서 “마지막 50ｍ는 너무 힘들어서 정신없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150m까진 옆에 아무도 없어서 ‘이게 뭐지’ 하면서 수영했다”며 “마지막 50ｍ에서 체력적인 부분이 딸린 거 같아 아쉽지만 괜찮다”고 밝힌 뒤 활짝 웃었다.

황선우는 곧바로 이날 오후 자유형 100ｍ 예선에 나선다. 그는 “연습한 대로 100ｍ도 결승 진출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