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수영복,'황소고집' 18세 황선우의 세계7위 박수를 보낸다[도쿄올림픽]
'2003년생 수영 괴물' 황선우가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7위에 올랐다.
황선우는 27일 오전 일본 도쿄아쿠아틱스센터에서 펼쳐진 도쿄올림픽 남자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26의 기록으로 8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7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황선우는 예선에서 1분44초62의 한국최고기록, 전체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 당시 '레전드' 박태환이 세운 1분44초80를 무려 11년만에 0.18초 앞당겼다. 준결승에서 1분45초53을 찍었다. 전체 6위로 결승에 올랐다. 24시간 후 치러진 결승전, 황선우는 초반 100m를 49초대, 1위로 치고 나가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오버페이스'로 인해 메달의 꿈을 눈앞에서 놓쳤다.
경험 부족이 아쉬운 레이스였지만 18세 황선우의 거침없는 도전과 9년만의 올림픽 결선행 성과는 한국 수영의 미래와 희망을 노래하기에 충분했다.
황선우는 평소 털털한 스타일이지만 수영에 있어서만큼은 깐깐하다. 자기 주관이 누구보다 확고한 선수다. 황선우를 가까이서 지켜본 한 수영인은 "황선우는 수영에 있어서 자기 고집, 자기 정신이 확실히 있는 선수다. 자신의 길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누구 말도 듣지 않는다. 레이스도, 훈련도 자기 주도적으로 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황선우의 몸에서도 확고한 고집은 드러난다. 자유형 200m 결승전에 나선 선수들의 상체는 우락부락하다. 스피드를 위한 속근이다. 황선우의 몸은 한눈에 봐도 다르다. 황선우의 키는 1m86, 체중은 72~74kg이다. 윙스팬(두 팔 벌린 거리)은 1m93이다. 물을 잘 타는 유선형, 저항 없는 체형을 타고났다. 황선우의 경우 코어 근육은 또렷하지만, 외국선수들에 비해 눈에 띄게 호리호리하다. 매끈하고 기다란 근육이 오히려 중장거리 선수에 가깝다.
올림픽 도전을 앞두고 파워와 체력을 키우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더 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지만 황선우는 체중을 2kg 불렸을 뿐 기존 훈련법을 바꾸지 않았다. 지난 2년간 폭풍 성장세를 이어온 만큼 올림픽을 겨우 몇 달 앞두고 훈련법을 바꾸는 모험은 하지 않기로 했다. 대다수 선수들은 레이스 전후 전문 트레이너에게 마사지를 받으며 몸을 풀지만 황선우는 컨디셔닝이나 마사지에 크게 집착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최근에야 전문 트레이너를 만났다. 수영 훈련과 꼭 필요한 기본 웨이트트레이닝만 하면서 요가와 필라테스로 체력을 단련했다.
이정훈 수영대표팀 총감독은 "대표선발 직후 선우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눴다. 자신의 수영이 한계에 부딪칠 때 웨이트트레이닝 등 훈련법에 변화를 시도해보겠다고 하더라. 이 방법대로 해서 계속 좋은 결과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지도자로서 선수를 믿고 존중하면서, 섣불리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해오던 대로 맞춰가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선우는 스스로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스스로 알아서 하는 선수"라고 했다.
황선우의 수영복 역시 특별하다. 대다수 수영선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스피도 혹은 아레나다. 올림픽 결승 무대에 서는 월드클래스 선수 대부분이 후원을 받는다. 올림픽 결승전은 각 수영 브랜드들이 기술력을 뽐낼 경연장이기 때문. 그러나 황선우가 입는 수영복은 '후원'이 아닌 요즘 말로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이다. 연습용으로는 다양한 수영복을 입지만 경기용으로는 국내 선수들에게서 보기드문 미국 브랜드 티어(TYR)만 고집한다. 필요하면 '해외직구'도 직접 한다. 심지어 '신상'도 아니다. 황선우가 같은 디자인의 블랙 수영복을 예선, 준결승, 결승에 똑같이 입고 나오자 수영 팬카페에선 '설마 수영복이 한 벌은 아니겠지'라는 우스개까지 나왔다.
황선우의 에이전트인 최혜진 올댓스포츠 부장은 "황선우 선수의 수영복은 후원이 아니다. 수영복에 대한 선수 취향이 확고하기 때문에 함부로 바꿀 수 없는 예민한 부분"이라고 했다. "황선우 선수가 직거래하는 티어 국내 총판이 하나 있는데 단종되기 전 해당 수영복을 여러 개 구매한 것으로 안다. 수영모의 경우 스피도 특정모델을 좋아했는데 해당 모델이 단종되자 매우 아쉬워 했다더라"고 했다. "어린 선수지만 수영에 있어서만큼은 확고한 디테일과 분명한 취향이 있는 선수"라고 귀띔했다.
2003년생 수원 출신인 황선우는 여섯 살 때 수영을 즐기는 부모님을 따라 처음 물살을 갈랐고 초등학교 6학년 때 뒤늦게 선수의 길에 들어섰다. 서울체고 진학 이후 나서는 대회마다 자신의 신기록을 경신하며 지난 2년새 자유형 200m에서 무려 7초를 단축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유는 단 하나. 수영을 진심 좋아한다. 시켜서 하는 수영이 아니다. 자타공인 수영밖에 모르는 '수영바보'다. "전국대회를 뛰고 기록이 계속 단축되는 과정들이 너무 기분 좋다"고 했다. '도장깨기'식 기록 단축, 스스로도 가늠할 수 없는 상승세는 그 자체로 동기부여였다.
유일한 취미도 수영 동영상 보기. "동영상 사이트에서 24시간 수영 영상만 찾아본다"고 했다. 국제 경험도 없이, 재능을 넘어선 우직한 노력으로, 좋아하는 나만의 수영에 몰입해온 18세 수영소년의 올림픽 첫 결선행은 쾌거다. 대한민국 수영에 모처럼 찾아온 선물이자 희망이다. 겁 없는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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