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청년이 가른 금빛 물살 혼돈의 튀니지에 '한줄기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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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깜짝 우승을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건 아흐메드 하프나위(19·사진)에게 고국인 튀니지로부터 "우리의 산소" "우울증 예방 백신" "어두운 한밤중 한 줄기 빛" 등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10년 민주화 역사상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튀니지에 이 10대 소년이 '금빛 희망'을 선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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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나위, 자유형 400m 1위
“우울증 예방 백신” 찬사 봇물
지난 25일 도쿄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깜짝 우승을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건 아흐메드 하프나위(19·사진)에게 고국인 튀니지로부터 “우리의 산소” “우울증 예방 백신” “어두운 한밤중 한 줄기 빛” 등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10년 민주화 역사상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튀니지에 이 10대 소년이 ‘금빛 희망’을 선물한 것이다.
예선에서 3분45초68의 기록을 낸 하프나위는 애초 유력한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8위로 간신히 결승에 진출한 그는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고, 물살의 저항이 커 불리하다고 여겨지는 1번 레인에 배치받았다. ‘언더독’(약체) 그 자체였던 하프나위는 결선 당일 3분43초36만에 레이스를 끝내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프나위가 따낸 금메달은 튀니지의 도쿄올림픽 첫 금메달이자 수영 통산 3번째 금메달, 아프리카·아랍 국가에서 나온 도쿄올림픽 첫 금메달 등의 기록을 썼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그의 우승을 “이번 올림픽 초반 최고의 신데렐라 이야기”로 묘사했다. 하프나위 본인도 “믿을 수 없다. 정말 놀랍다. 단지 어제보다 오늘 물속에서 더 나은 기분이었다. 그게 다였는데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꿈이 실현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SNS상에는 하프나위가 우승을 확신한 순간 수영모와 고글을 벗어 던지고 포효하는 순간을 포착한 영상이 널리 공유됐다. 무엇보다 공식 유니폼도 없이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메달 시상대에 올라선 그가 국가가 울려 퍼지는 순간 눈시울을 붉힌 장면이 화제가 됐다.
하프나위의 금메달, 그리고 앞서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19)가 태권도 58㎏급에서 얻은 은메달이 국가적 위기 속에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는 튀니지인들에게 잠시나마 정치적 불확실성을 잊게 해 주는 “희망”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튀니지 지중해 경영대학원의 안보학 교수인 에야 제라드는 WP에 “이 젊은이들은 2011년 혁명 이후 10년간 계속돼 온 모멘텀(민주화)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도쿄에서 하프나위가 역사를 쓴 날, 고향인 튀니지에선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히셈 메시시 총리를 해임하고 의회 기능을 30일간 정지시키며 민주주의가 1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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