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2020]올림픽 새내기 추가은의 버팀목이 된 '사격의 신'

박지혁 2021. 7. 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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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을 기다렸던 올림픽이 허무하게 끝나자 22살 차이의 선배와 후배는 한동안 멍했다.

진종오(42·서울시청)는 27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사격 10m 공기권총 혼성단체전 본선 1차에서 추가은(20·IBK기업은행)과 함께 출전해 합계 575점(추가은 286점·진종오 289점)을 기록, 9위에 머물며 8위까지 가능한 본선 1차 통과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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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10m 공기권총 혼성단체전 탈락..진종오, 올림픽 첫 노메달
경기 후, 사인과 메시지 주고받으며 추억 남겨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격 국가대표 추가은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 본선 경기를 마친 후 진종오의 번호표에 사인을 하고 있다.2021.07.27. 20hwan@newsis.com

[도쿄=뉴시스]박지혁 기자 = "가은아, 이제는 승리할 날들만 남았다." (진종오)
"좋은 추억 남겨줘서 감사합니다." (추가은)

5년을 기다렸던 올림픽이 허무하게 끝나자 22살 차이의 선배와 후배는 한동안 멍했다. 하지만 둘은 금세 마음을 다잡고 서로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기로 했다.

진종오(42·서울시청)는 27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사격 10m 공기권총 혼성단체전 본선 1차에서 추가은(20·IBK기업은행)과 함께 출전해 합계 575점(추가은 286점·진종오 289점)을 기록, 9위에 머물며 8위까지 가능한 본선 1차 통과에 실패했다.

진종오-추가은 조는 8위 이란 조(10점 18개)와 동점을 이뤘지만 10점 획득 수에서 뒤져 9위(10점 13개)로 밀려났다.

이로써 진종오는 앞서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 이어 같은 종목 혼성단체전에서도 입상에 실패, 대회 일정을 모두 마쳤다. 첫 올림픽 노메달이다.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격 국가대표 추가은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 본선 경기를 마친 후 진종오의 사인과 메시지가 담긴 번호표를 넣고 있다.2021.07.27. 20hwan@newsis.com

둘은 한동안 멍했지만 갑자기 진종오가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냈다. 자신의 선수 등록번호 종이와 펜을 추가은에게 건네며 사인과 메시지를 남겨달라고 했다.

추가은은 멈칫하더니 사인과 날짜 그리고 '좋은 추억 남겨줘서 고마워요'라는 글을 남겼다. 진종오도 추가은의 등록번호 종이를 받아 '가은아, 이제는 승리할 날들만 남았다'라고 썼다.

진종오는 마음이 무거웠다. 자신에게 지나치게 쏠린 관심 때문에 올림픽이 처음인 22살 어린 후배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느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추가은은 결과에 대해 "허무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내가 못해서 그랬나. 뭐가 부족했는지에 대한 생각만 들었다"고 했다.

진종오는 "(가은이) 뒤에서 보니 속상해 하는 것이 보였다. 본인이 제일 속상할 것이다. 추가은 선수를 많이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며 "올림픽에 나간 선수는 성적으로만 평가받지만 성적을 떠나 열심히 하는 모습을 인정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격 국가대표 진종오, 추가은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 본선 경기를 마친 후 대화를 하고 있다. 2021.07.27. 20hwan@newsis.com

그러면서 "저는 욕을 먹어도 되는데 가은이는 욕 안 먹었으면 좋겠다"며 "진종오란 이름 때문에 포커스를 많이 받아 부담이 많았을 것이다. (가은이가) 차라리 다른 선수와 했다면 편안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며 후배를 챙겼다.

또 "가은이는 이제 첫 올림픽을 끊었다. 다음 올림픽에선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겨루지 않을까 생각한다. 응원하겠다"고 했다.

서로 사인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에 대해 진종오는 "가은이와 제가 두 번 다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 평색 기억에 남을 순간"이라고 했다.

올림픽만 5번째인 '사격의 신' 진종오도 혼성단체전은 처음이었으니 평생 남을 첫 경험일 것이다.

진종오는 "총과 멀리 하겠다", 추가은은 "하루종일 자고 싶다"는 말과 함께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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