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20대·40대가 원팀.. '세대초월 팀워크'로 시너지 효과

서필웅 2021. 7. 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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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예보 속에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부는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

이곳에서 펼쳐진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에 나선 한국 선수단은 팀 구성만으로도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일본과의 4강전은 한국의 팀워크가 빛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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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양궁 단체 '금빛 명중'
김제덕, 대선배 향해 "오진혁 파이팅"
23살차 나이 잊고 하나로 똘똘 뭉쳐
日과의 준결승전서 슛오프 최대 고비
막내 2.4cm 마지막 한발이 승리 견인
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결승. 우승 확정 후 (왼쪽부터) 김제덕, 김우진, 오진혁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예보 속에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부는 26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 이곳에서 펼쳐진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에 나선 한국 선수단은 팀 구성만으로도 큰 관심을 모았다. 17세에 불과한 김제덕과 40세의 오진혁이 한 팀으로 뭉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29세의 김우진까지 하나의 팀에 10대와 20대, 40대 등 3세대가 모였다.

자칫 서먹할 수도 있는 라인업이 완벽하게 하나로 뭉쳐 기세를 올렸다. 혼성 단체전에서 우렁찬 구호로 관심을 모았던 김제덕은 무려 23살 위 대선배의 등 뒤에서 “오진혁 파이팅”을 스스럼없이 외쳤고, 오진혁과 김우진도 막내의 독려 속에 함께 힘을 냈다. 한국 사회에서 최근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된 ‘세대 간 갈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3세대가 만들어낸 팀워크는 경기에서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여자부에 비해 상대와의 전력차가 비교적 적은 데다 태풍 전조로 불어오는 거센 바람으로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때마다 세 사람이 뭉쳐 이겨냈다.

특히, 일본과의 4강전은 한국의 팀워크가 빛난 순간이었다. 홈그라운드 이점을 등에 엎은 일본의 저항에도 오진혁과 김우진의 활약 속에 4-2로 앞서가던 남자 양궁대표팀은 아쉽게도 일본에 네 번째 세트를 내주며 4-4 동점이 돼 슛오프 세 발의 화살로 승부를 가르는 피말리는 상황을 맞았다. 이러자 ‘강심장’ 막내가 힘을 냈다. 슛오프 두 번째 사수로 나선 김제덕이 멋진 ‘엑스텐’을 해낸 것. 슛오프에서 한국과 일본이 나란히 두 개의 9점과 한 개의 10점을 쏴 28점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가운데 결국 김제덕이 중심부에 가장 가깝게 화살을 쏜 한국이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김제덕의 10점은 중심에서 3.3㎝, 가와타의 화살은 5.7㎝ 떨어져 결국 2.4㎝가 한일전 승부를 가른 셈이다.

축제의 장… 이것이 올림픽 정신 한국 남자 양궁대표팀 오진혁(오른쪽)이 26일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한국 선수들을 비롯해 은메달을 딴 대만 선수들, 동메달을 딴 일본 선수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도쿄=허정호 선임기자
기사회생한 한국은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는 두 번째 세트에서 6번의 화살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는 ‘퍼펙트 세트’를 만들어냈다. 그러자, 결승까지 올라온 대만조차도 맥없이 무너져 마침내 한국의 우승이 결정됐다.

세 사람도 이날 자신들이 보여준 팀워크를 자랑스러워했다. 경기 뒤 김우진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진혁이 형도 젊은 세대와 잘 어울리고, 제덕 선수도 스스럼없이 파이팅을 외쳐주었기에 팀워크가 완벽했다”고 밝혔다. 김제덕도 “올림픽에 와서 형들이 같이 게임도 많이 하고, 응원도 하면서 편하게 해주셨다. 경기 전에는 오늘 하루만 같이 미치자고 하더라”라면서 형들의 배려에 감사를 표했다.

도쿄=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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